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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옥토퍼스 에너지, 中 밍양과 터빈 거래… '국가 안보·강제 노동' 우려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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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옥토퍼스 에너지, 中 밍양과 터빈 거래… '국가 안보·강제 노동' 우려 증폭

중국 기업의 '중요 인프라 접근' 위험… "에너지 공급 방해 지렛대 될 수 있다"
밍양, 위구르족 강제 노동 연루 의혹… 英 법률상 '불법 조달' 가능성 제기
잉글랜드 북서부 리버풀 시 근처의 뉴 브라이튼 해안에 있는 풍력 터빈.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잉글랜드 북서부 리버풀 시 근처의 뉴 브라이튼 해안에 있는 풍력 터빈. 사진=로이터
영국 최대 전력 및 가스 공급업체인 옥토퍼스 에너지(Octopus Energy)와 중국 풍력 터빈 제조업체 밍양 스마트 에너지(Ming Yang Smart Energy) 간의 새로운 파트너십이 영국 내에서 국가 안보와 인권 문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계약에 따라 옥토퍼스는 밍양의 터빈과 함께 "최고 수준의 데이터 보호 및 사이버 보안"을 구축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중국 회사에게 영국의 중요한 인프라에 접근할 수 있는 경로를 열어주고, 중국이 정치적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지렛대를 제공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덴마크 국제문제연구소의 루크 페이티(Luke Patey) 선임 연구원은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분열적 조력자'라는 나토(NATO)의 입장에 동의한다면, 에너지 공급업체가 자국의 법률과 규정에 구속되는 중국 제조업체와 협력하는 것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국가보안법이 "시민과 단체가 정보 수집과 같은 활동에 대한 중국 당국의 요구를 준수하도록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더 큰 논란은 밍양이 위구르족 강제 노동 의혹에 연루된 기업이라는 점이다. 영국 정부는 태양광 공급망에 관련된 일부 중국 기업들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강제 노동을 사용했다는 "신뢰할 수 있는 증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밍양은 신장 생산 및 건설 군단(XPCC)으로부터 태양광 및 풍력 프로젝트 입찰을 낙찰받았으며,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신장에서 여러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영국 법률에 따르면, 정부의 주력 재생 가능 이니셔티브인 '그레이트 브리티시 에너지(Great British Energy)'가 공급망에서 강제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기 때문에, 밍양으로부터 물품을 조달하는 것은 불법이 될 수 있다.

국제 초당파 중국 감시 단체인 IPAC(Inter-Parliamentary Alliance on China)의 루크 드 풀포드(Luke de Pulford) 전무이사는 "강제 노동에 시달리는 지역에서 계속 소싱하는 기업의 시계는 똑딱거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밍양과의 계약은 중국산 터빈이 미국과 유럽의 대체품보다 30%에서 50% 저렴하기 때문에 성사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MERICS)의 알렉산더 브라운(Alexander Brown)은 "유럽과 영국이 중국의 도움 없이는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외국 정부는 에너지 전환의 안보, 속도 및 비용 사이의 절충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운은 유럽과 영국이 "중국 제품을 받아들이되 의존성을 피하기 위해 역할을 제한하는 것"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밍양은 성명을 통해 "업계 및 공급망 전반에 걸쳐 직원의 권리와 복지를 옹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옥토퍼스 에너지는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