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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중국, 지난해 공장 로봇 29만8000대 신규 설치로 200만대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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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중국, 지난해 공장 로봇 29만8000대 신규 설치로 200만대 돌파

세계 1위 제조강국 입지 공고화, 'Made in China 2025' 정책 10년 성과
국산 로봇 비중 60% 육박하며 글로벌 제조업 판도 변화, 첨단 로봇 생산은 여전히 숙제
2024년 중국의 신규 로봇 설치 규모는 전 세계 다른 모든 국가의 설치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중국의 신규 로봇 설치 규모는 전 세계 다른 모든 국가의 설치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GPT4o
중국이 지난해 한 해 동안 298000대에 이르는 산업용 로봇을 새로 설치해 전체 가동 로봇 수가 200만대를 넘어섰다고 국제로봇연맹(IFR)이 지난 26(현지시각) 발표했다.

에브림 아가치(Evrim Ağacı)와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Interesting Engineering)은 같은 날 보도에서 중국의 신규 로봇 설치 규모는 전 세계 다른 모든 국가의 설치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IFR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2024298000대의 산업용 로봇을 공장에 설치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34000, 일본은 44000대를 설치해 중국과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중국에 설치된 로봇 중 60% 가까이가 자국산 제품으로, 과거 수입 로봇이 주류를 이뤘던 것과 대조를 이뤘다.

세계 제조업 주도권 확보로 지형 변화 주도


중국의 로봇 도입 규모는 단순한 수치 증가를 넘어 세계 제조업 지형 변화를 이끌고 있다. 중국 공장들은 현재 전 세계 제조품의 3분의 1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독일·일본·한국·영국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규모다.

로봇 산업 발전에서 정부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한 국제로봇연맹의 수잔 빌러(Susanne Bieller) 사무총장은 "체계적인 정부 계획 없이는 어떤 나라든 로봇산업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중국이 세운 장기 계획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실행됐는지 지금의 성과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로봇 도입은 2017년부터 연간 15만대 이상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미국의 5배에 이르는 가동 로봇을 보유한 중국은 용접·조립·포장 등 다양한 공정에서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결합한 지능형 제조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Made in China 2025' 정책 드라이브로 국산화 성공


중국의 로봇산업 급성장은 2015년 발표된 '중국제조 2025' 캠페인의 결실로 분석된다. 베이징 정부는 첨단 제조업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세계 기술 우두머리로 떠오르기 위해 로봇산업을 국가 우선순위로 정했다.

정부는 국영은행을 통한 저금리 대출 제공, 직접 자금 지원, 해외 기업 인수 지원 등 다각도로 로봇 기업을 키웠다. 2021년에는 로봇 배치 확대를 위한 세부 국가 계획을 발표하며 지원을 강화했다.

이러한 정책 효과로 중국의 세계 로봇 제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의 1로 늘어났다. 전년 4분의 1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반면 과거 세계 최대 로봇 제조국이었던 일본의 점유율은 38%에서 29%로 떨어졌다.

상하이의 공급망 컨설턴트 카메론 존슨(Cameron Johnson)"중국 기업들은 AI를 활용해 어떤 기계가 우수한 성과를 내고 어떤 기계에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중국 밖에서는 아직 제조업 도구로서 AI를 중국만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결합한 스마트 공장으로 노동시장 재편 가속


중국의 로봇 혁명은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AI와 결합한 지능형 제조 시대를 열고 있다. 공장 로봇들은 성능 최적화, 실시간 추적, 예측 정비 등 고도화한 기능을 수행하며 제조업 효율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노동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공장에서 인력 의존도가 줄어든 반면, 프로그래밍·정비·시스템 통합 등 고숙련 직종에 대한 수요는 급증했다. 로봇 설치 전문가의 연봉은 연간 6만 달러(8400만 원)에 이르러 중국 노동시장에서 상당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풍부한 기술 인력과 강력한 AI 산업, 정부 지원이 결합한 생태계를 바탕으로 자동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수입에서 자체 제조로 전환하면서 비용 절약은 물론 혁신과 자립도 향상 효과도 거두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확장...세계 경쟁 치열


중국 정부의 지원은 전통 산업용 로봇을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육성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항저우 소재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는 올해 말 상장을 계획하고 있으며, 기본형 휴머노이드 로봇을 6000 달러(840만 원) 가격에 출시했다. 이는 미국 보스턴 다이나믹스 제품보다 훨씬 저렴한 수준이다.

다만 기술 분석 기업 옴디아(Omdia)의 리안 지예 수(Lian Jye Su)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 기업들이 센서·반도체 등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부품 생산에서는 여전히 독일·일본에 뒤져 있다""최첨단 휴머노이드 로봇을 조립한다면 거의 모든 부품이 해외산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모터식 관절부터 특수 소프트웨어까지 로봇 부품 공급망을 구축하며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계획과 투자, 신기술 수용 의지가 급변하는 제조업 환경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핵심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