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당 3824달러 돌파로 평가액 9900억 달러 추가 가능성

금 현물 가격은 이날 뉴욕 시장 초반 온스당 3830달러를 돌파하며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상승률은 45%에 달한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규모의 금 비축량을 보유한 미국의 보유고 가치는 1조 달러를 웃돈다. 다만 미국 의회가 1973년 정한 공식 평가 단가인 온스당 42.22달러에 근거한 장부가치는 여전히 110억 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최근 금값 급등세는 무역 분쟁, 지정학적 긴장, 미국 정부의 잠재적 재정 위기에 대한 우려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진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도 금값 랠리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그렇지만 베선트 장관은 곧바로 해당 발언을 부인했고,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실제로 해당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금 보유고 재평가 시 9900억 달러 확보 가능성
대다수 다른 국가와 달리 미국은 금을 중앙은행이 아닌 정부가 직접 보유하고 있다. 대신 연준은 재무부 보유량에 상응하는 금 증서를 보유하고, 그에 해당하는 달러를 정부에 입금하는 구조다. 블룸버그는 이에 따라 금 보유고의 가치를 현재 시세로 반영할 경우 약 9900억 달러가 재무부 금고에 추가 유입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이번 회계연도 기준 8월까지 1조9730억 달러에 이른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의 절반가량을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 같은 적자 규모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면 사상 최대치다. 실제로 이달 초 미국 재무부 고위 관계자는 관련 수치를 발표하며 이 같은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다만 금 보유고의 장부가 반영 방식을 바꾸는 것은 단순한 재정 보완책 이상으로, 금융 시스템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동성 확대뿐 아니라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작업이 지연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 소속 한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에 앞서 독일, 이탈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은 최근 수십 년간 이미 보유 중인 금을 재평가한 바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