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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358조 핵잠수함 AUKUS 재확인…튀르키예도 자국산 건조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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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358조 핵잠수함 AUKUS 재확인…튀르키예도 자국산 건조 착수

美 재검토 완료로 불확실성 해소, 2032년부터 버지니아급 3척 판매
한국 KSS-III 캐나다 수출 도전…세계 잠수함 자급화 경쟁 본격화
미국 해군의 버지니아급 공격 잠수함 USS 노스다코타(SSN-784).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해군의 버지니아급 공격 잠수함 USS 노스다코타(SSN-784). 사진=로이터
세계 주요국들이 잠수함 전력 강화와 자체 건조 능력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호주는 미국으로부터 핵추진 잠수함을 확보하는 역대 최대 방산 사업을 재확인했고, 튀르키예는 자국 최초 국산 잠수함 건조에 착수하며 방산 자립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도 첨단 디젤잠수함 KSS-III로 캐나다 등 국제시장 공략에 나서는 등 글로벌 잠수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4(현지시각)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부 장관이 미국의 AUKUS 핵잠수함 사업 재검토 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알아라비야는 튀르키예 국방부가 자국 최초 국산 잠수함 밀덴(MILDEN) 건조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호주, 30년간 358조 원 투입 핵잠수함 사업 속도


호주는 향후 30년간 3680억 호주달러(358조 원)를 투입하는 AUKUS 핵잠수함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말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AUKUS 재검토 결과를 받았으며 현재 검토 중"이라며 "중요한 것은 미국이 AUKUS를 전폭 지지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6AUKUS 협정에 대한 공식 재검토를 시작해 불안감을 야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백악관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만나 "호주를 위한 잠수함 건조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사업 지지를 분명히 했다.

재검토를 주도한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차관은 지난해 잠수함이 희소하고 중요한 자산이라며 미국 산업계가 자국 수요조차 충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 잠수함 생산능력이 AUKUS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AUKUS는 호주·영국·미국 간 안보협정으로, 미국은 2032년과 2035년에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3척을 호주에 판매하고, 2038년에는 신형 블록VII을 추가 판매할 예정이다. 이후 호주와 영국은 공동 개발한 SSN-AUKUS급 신형 핵잠수함을 건조한다. 영국은 2030년대 후반부터 최대 12척을 건조하며, 호주는 2040년대 초반부터 자국 건조 잠수함을 확보한다.

호주는 지난달 방산 관료 조직을 개편해 장관 직속 방산인도청을 신설했다. 방산사업 집행과 프로젝트 진행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호주는 2025년 미국에 30억 달러(44200억 원) 가운데 20억 달러(29500억 원)를 지원해 미국 잠수함 조선소 개선을 돕고 생산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튀르키예, 국산 잠수함으로 방산 자립도 제고


튀르키예도 자체 잠수함 건조에 나섰다. 튀르키예 국방부는 지난 4일 골추크 조선소에서 자국 최초 국산 잠수함 밀덴의 첫 시험 블록 건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배수량 2700, 길이 80m 이상 규모의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으로 2030년대 초반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는 외국 공급업체 의존도를 낮추고 방산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국방부는 같은 날 아스파트(ASFAT)가 루마니아 국방부와 아키사르급 경코르벳함 1척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가 나토 동맹국에 함정을 판매한 첫 사례다.

앞서 튀르키예는 지난달 이스탄불 조선소에서 TF-2000 해군 방공 구축함 첫 블록 건조를 완료했다. 이 구축함은 다층 방공 체계인 '강철 돔'의 핵심 전력이 될 예정이다. 튀르키예 해군 에르퀴멘트 타틀리오울루 사령관은 밀덴 잠수함이 완전 작전 능력을 갖추면 우방국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튀르키예는 독일 214형을 기반으로 한 레이스급 잠수함 6척을 건조 중이며, 이 가운데 3척이 진수됐다. 밀덴급은 레이스급보다 큰 규모로 어뢰발사관 8개를 갖추고, 로케트산의 미들라스(MIDLAS) 수직발사체계를 탑재해 크루즈미사일 발사가 가능하다.

2022년 3월 3일, 트뤼키예 이스탄불에서 트뤼키예 해군의 아이급 잠수함이 보스포루스를 항해하며 마르마라 해로 향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3월 3일, 트뤼키예 이스탄불에서 트뤼키예 해군의 아이급 잠수함이 보스포루스를 항해하며 마르마라 해로 향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한국 KSS-III, 글로벌 잠수함 시장 수출 경쟁 가세


한국도 세계 잠수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3600톤급 KSS-III 배치-II 1번함 장영실함이 지난 10월 진수됐다. 배수량 3600(수상), 4000(수중), 길이 89.4m 규모로 리튬이온 배터리와 연료전지 기반 공기불요(AIP) 추진체계를 갖췄다.

특히 533mm 어뢰발사관 6개와 현무-4-4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는 수직발사관 10개를 탑재해 비핵잠수함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의 타격 능력을 보유했다. 잠항 속도 20노트, 항속거리 18500km로 장기간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한화오션은 캐나다의 차기 잠수함 사업에 KSS-III 배치-II를 제안했다. 캐나다는 최대 12척 규모로 빅토리아급을 대체할 잠수함을 도입하며, 북극해 작전 능력을 중시하고 있다. 지난 8월 캐나다는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를 최종 후보로 압축했다. 한화오션은 2032년까지 첫 잠수함을 진수하고 2035년까지 4척을 인도하겠다고 제안했다.

업계에서는 각국이 잠수함 자체 건조 능력 확보와 첨단 잠수함 도입을 서두르는 배경으로 인도·태평양 지역 긴장 고조를 꼽는다. 특히 핵잠수함 운용 인프라가 없는 국가들은 한국과 튀르키예처럼 장기 잠항이 가능한 AIP 디젤잠수함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한국 잠수함 산업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제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