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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2026년 경제 반등” 강조로 민심 달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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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2026년 경제 반등” 강조로 민심 달래기

8월 신규 일자리 2만2000개 ‘흔들’…백악관 참모들 “내년 1분기부터 개선” 호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 참모들이 고용 증가 둔화와 지속되는 물가 상승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 경제 호전을 약속하는 메시지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현재의 부진한 경제 지표보다는 20261분기부터 시작될 경제 회복 전망에 초점을 맞춘 소통 전략을 조언하고 있다.

8월 고용 지표 충격과 정책 효과 기대론


미국 노동부가 지난달 6일 발표한 8월 고용 보고서에서 신규 일자리 창출이 22000개에 그치며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다. 실업률은 4.3%로 상승하며 2021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충격적인 수치에도 불구하고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원 빅 뷰티풀" 세금 및 지출법의 정책 효과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고용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했다.

베센트 장관과 가까운 소식통에 따르면, 재무부 장관은 이 법안의 정책들이 완전히 시행되면 고용 수치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지난 713일 서명된 "원 빅 뷰티풀 빌"2017년 세금감면법의 개인소득세율을 영구 연장하고, ·초과근무 수당 비과세, 아동세액공제 200달러 영구 인상 등을 포함한 대규모 세금 및 지출 패키지다.

대통령의 메시지 전환과 미래 지향적 발언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최근 경제 관련 질문을 회피하거나 미래 전망으로 화제를 돌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자폐증 관련 행사에서 기자들의 경제 질문에 대해 "경제에 관한 헛소리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다만 이것만은 말하겠다. 경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다"라고 답했다.

백악관 쿠시 데사이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행정부는 공급측면 개혁 추진, 수조 달러 규모의 제조업 투자 확보, 미국의 산업 우위를 되찾을 역사적 무역 협정 이행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26년에는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와 정치적 압박


경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AP-NORC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37%에 그쳤고, 62%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뉴욕타임스 최근 조사에서는 45%의 유권자가 트럼프가 취임 후 경제를 악화시켰다고 답한 반면, 32%만이 개선했다고 응답했다.

로이터/입소스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의 전반적 지지율이 41%로 이전 42%에서 하락했다. 특히 경제 운용에 대한 지지율은 35%, 생활비 문제 처리에 대해서는 28%만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인의 54%가 국가 경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해 853%, 752%에서 지속해서 증가했다.

토니 파브리지오 트럼프 여론조사 전문가와 크리스 라시비타 트럼프 정치 고문은 지난 8월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공화당 후원자들과의 만찬에서 "원 빅 뷰티풀 빌"이라는 명칭이 유권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한다는 내부 조사 결과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들은 대신 공화당이 이 법안을 "근로 가정을 위한 세금 감면"으로 부르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행사 참석자가 전했다.

경제 전문가들의 우려와 전망


경제학자들은 트럼프의 이민·관세 정책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성장을 저해하고 비용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많은 전문가들은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내년에는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스티븐 미란 연방준비제도 이사는 올여름 부진한 고용 보고서가 발표된 후 케이블 뉴스 인터뷰와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이런 수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습을 보였다. 미란 이사는 이런 수치가 기술적 요인의 결과라며 앞으로 몇 달 안에 고용 증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워드 루트닉 상무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의에서 트럼프를 1800년대 미국 해군 지휘관 매튜 페리에 비유했다고 행정부 관리들이 전했다. 페리는 서구 세계에 일본 시장을 더욱 개방하도록 압박한 인물로, 군함을 이끌고 일본으로 가서 미국 선박에 일본 항구 개방을 요구했다. 루트닉 장관은 페리가 일본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트럼프는 일본과의 무역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페리가 실패한 곳에서 성공했다고 말했다고 관리 중 한 명이 전했다.

버지니아대학교 대통령구술사 프로그램 공동 위원장 러셀 라일리는 모든 경제 지표를 고루 살피지 않으면, 언젠가 행정부가 큰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