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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세력, 日 부동산 노린다...“새 내각서 부동산 가치 오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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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세력, 日 부동산 노린다...“새 내각서 부동산 가치 오를 것”

일본 도쿄 아자부다이힐스 프로젝트 모리 JP 타워 52층에서 바라본 도쿄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쿄 아자부다이힐스 프로젝트 모리 JP 타워 52층에서 바라본 도쿄 전경. 사진=로이터

발언권과 행동력을 가지고 있는 부동산 투자세력들(액티비스트)이 일본 부동산에 대한 잠재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한편, 향후 투자 금액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10일(현지시각) 발언권을 가지고 있는 부동산 투자 주주들이 일본 부동산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고 분석했다.

성장을 중시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의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진행될 경우 30조 엔을 넘는 부동산의 잠재이익이 더욱 증가해 관련 기업들의 성장치가 꾸준해 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지가 상승과 부동산 개발 증가를 배경으로 일본 주요 상장 기업의 부동산 평가차익은 최근 연도 기준 약 31조 엔(약 288조3800억 원)으로 5년 전보다 2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행동력 있는 주주들이 보유자산의 효율적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투자 대상 기업에 부동산 매각과 주주 환원 강화를 요구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산 효율성 향상 요인이 되었던 이런 주주들의 행동이 일본 주가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린 요인 중 하나로 보고 있는 만큼 향후 주식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약 2200억 엔의 평가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간사이 전력에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부동산 등 본업 외 가치에 주목, 배당금 인상을 요구하기도 했고, 평가이익이 약 1300억 엔인 다카시마야도 구 무라카미 펀드 계열의 시티인덱스일레븐스와 노무라 아야에 의한 대량 보유가 확인되기도 했다.

오카산증권 우치야마 다이스케 수석 애널리스트는 다카이치 정권 출범으로 재정 지출이 확대되는 반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억제된다면 “인플레이션이 진행되어 부동산 평가차익이 불어나고, 여기에 행동력 있는 주주들이 투자를 이끌어 나가는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증권거래소의 주도 아래 진행되는 기업 지배구조(CG) 개혁으로 기업이 보유자산 재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점도 이런 흐름을 가속화 시킬 전망이다.

라쿠텐증권 경제연구소 구보타 마사유키 수석 애널리스트는 “현금이나 정책 보유주에 이은 숨겨진 자산으로 큰 부동산 평가차익을 활용하지 않는 기업이 눈에 띄게 됐다”라며 “행동력 있는 주주들이 부동산 투자 기업을 압박하는 사례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부동산 보유 기업들의 수정 주가순자산배율(PBR) 변화가 일본 투자 시장의 변화를 촉진시킨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시가를 고려해 주가가 저평가되었는지 판단하는 투자 지표가 PBR이다. 수정 PBR이 장부가로 산출한 일반 PBR보다 낮을수록 평가차익이 크고, 현재 주가가 겉보기보다 저평가되었음을 시사한다.

블룸버그 업종 분석에 따르면, 부동산 회사 미쓰비시지쇼는 5조 엔의 평가차익을 고려할 경우 PBR이 1.7배에서 0.7배로 하락하며, 소테츠홀딩스, 토호, 마루이그룹의 수정값은 일반 PBR을 크게 밑돈다.

또한 미쓰비시지쇼, 가타쿠라공업 등 최소 7개사는 부동산 평가차익이 주식 시가총액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평가차익이 큰 것으로 인정되어 행동력 있는 투자 세력이 투자한 스미토모 부동산과 도쿄가스의 지난 1년간 주가는 도쿄증시 주가지수(TOPIX)의 업종별 33개 지수를 각각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지표로 인해 평가차익이 큰 종목에는 향후 투자자들의 지분 확보를 예상한 선제 매수도 유입되는 추세다.

골드만삭스증권 수석 일본주식 전략가 브루스 커크는 “기업에 보유 부동산 재검토를 요구하는 사고방식이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 기관투자자들에게도 확산되는 흐름”이라며 “이런 영향은 향후 지속적으로 커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소매나 섬유, 창고 운영 기업에도 이런 흐름이 퍼져나갈 가능성도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업이 반드시 부동산 평가차익을 현금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행동력 있는 주주들로 인해 실제 부동산 매각 등을 추진한 기업은 아직 제한적인 숫자라는 것이다.

미쓰비시지쇼 홍보 담당 이와모토 유스케는 “자산 매각을 통한 효율성 추구 등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라면서도 “발언권 있는 액티비스트들의 투자나 대화 유무는 답변을 삼가겠다”고 밝혔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