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70억 달러 투입, 내달 사무인력 입주…'공격적 일정' 따라 순항
테슬라·애플·엔비디아 핵심 고객 확보…미국 반도체 새 시대 연다
테슬라·애플·엔비디아 핵심 고객 확보…미국 반도체 새 시대 연다

삼성전자가 총 170억 달러(약 24조 원)를 투입하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의 새 반도체 공장을 오는 2026년 말부터 본격 가동하겠다는 목표를 다시 한번 밝혔다. 이 사업은 '삼성 오스틴 반도체 확장' 계획으로, 차세대 기술 주도권의 핵심인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에 만들려는 삼성의 장기 계획을 구체적인 시간표와 함께 다시 한번 공식 발표한 것이다. 특히 공장 가동에 앞서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같은 미래 산업을 이끄는 핵심 고객사를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테일러 공장이 삼성 파운드리 사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TSMC·인텔과의 세계적인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핵심 기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각) IT 전문 매체 새미팬즈(sammyfans)에 따르면 삼성 오스틴 반도체의 미셸 글레이즈 커뮤니케이션 및 커뮤니티 담당 이사는 최근 허토 지역 상공회의소가 연 오찬 행사에서 테일러 공장 건설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글레이즈 이사는 "2026년 말까지 반도체 생산 공장을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하며, "강력하고 공격적인 일정"에 따라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렸다. 그는 고객사와의 비밀 유지 약속 때문에 정확한 양산 시작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오는 11월부터 사무 인력이 테일러의 새로운 사무실에 입주를 시작한다"고 밝혀 사업이 본격적인 단계로 들어섰음을 분명히 했다.
삼성은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 올해 하반기 사무 시설 운영과 기술 인력 배치를 시작으로, 2026년 상반기에는 핵심 장비를 들여와 시험 생산을 시작한다. 공장 가동 초기 첫 6개월 동안에는 1000명가량의 인력을 먼저 배치하며, 앞으로 2000명이 넘는 직원을 직접 고용하고 수천 명에 이르는 간접 고용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 경제에도 크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삼성은 오스틴 공장에서 운영해 온 수준 높은 복리후생 제도를 테일러 공장에도 똑같이 적용해, 이곳을 '미래 반도체의 중심지'로 만들 계획이다.
테슬라·애플·엔비디아, 차세대 칩 생산 맡긴다
특히 일론 머스크가 직접 밝힌 테슬라와의 협력은 이번 투자의 대표적인 성과다. 머스크에 따르면 삼성의 텍사스 파운드리는 테슬라의 차세대 제품에 들어갈 반도체를 전담 생산한다. 관련 계약 규모는 165억 달러(약 23조 원)에 이르며, 앞으로 협력 범위는 더욱 넓어질 수 있다. 이로써 삼성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과 인공지능 개발에 필요한 고성능 맞춤형 칩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핵심 동반자가 되었으며, 파운드리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미국 반도체 공급망 핵심으로…TSMC와 정면승부
삼성전자의 테일러 공장 건설은 단순히 생산 능력을 늘리는 것을 넘어, 미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에 발맞춰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을 튼튼히 하려는 중요한 투자다. 170억 달러(약 24조 원)라는 큰돈을 들여 미국에 최첨단 파운드리 거점을 만들고, 이곳에서 생산한 칩을 미국 대표 기술 기업들에 공급함으로써 한미 반도체 동맹의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2026년 말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하면, 테일러 공장은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파운드리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미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