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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KB인도네시아은행, 충당금 98.9% 감축하며 극적 흑자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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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KB인도네시아은행, 충당금 98.9% 감축하며 극적 흑자 전환

부실채권 비율 10%대로 개선…연말까지 5~6% 목표로 관리 강화
"현재 수익성은 미래 성장 기반"…선제적 위험 관리로 장기 동력 확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KB인도네시아은행 본점 전경. KB인도네시아은행은 10일(현지시각), 대손충당금을 전년 대비 98.9% 감축하며 대규모 적자에서 벗어나 극적인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은행 측은 부실채권 비율을 연말까지 5~6%대로 낮추고, 확보된 수익성을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는 데 투입할 계획이다. 사진=KB인도네시아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KB인도네시아은행 본점 전경. KB인도네시아은행은 10일(현지시각), 대손충당금을 전년 대비 98.9% 감축하며 대규모 적자에서 벗어나 극적인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은행 측은 부실채권 비율을 연말까지 5~6%대로 낮추고, 확보된 수익성을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는 데 투입할 계획이다. 사진=KB인도네시아은행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에서 KB금융그룹 계열사인 PT Bank KB Indonesia Tbk(이하 KB인도네시아은행)가 놀라운 실적 개선을 이루며 주목을 끌고 있다. 현지 국영 은행들이 충당금 부담 증가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과 달리, KB인도네시아은행은 위험 관리 비용을 99% 가까이 줄이고 조 단위의 적자에서 벗어나 튼튼한 흑자 전환에 성공해 본격적인 실적 호전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 자갓비즈니스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효율적인 위험 관리와 선제적인 부실채권(NPL) 매각 전략으로 업계 평균보다 더 빠른 회복세를 보여,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시장의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KB인도네시아은행의 2025년 8월 실적은 극적인 변화를 담고 있다. 핵심 위험 지표인 대손충당금 비용은 372억 루피아(약 32억 원)로, 지난해 같은 달 3조 2000억 루피아(약 2771억 원)와 비교해 98.9% 급감했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대출 부실에 대비해 쌓는 비용으로, 이 수치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은행의 대출 자산이 과거보다 훨씬 건전해졌다는 뜻이다. 1년 만에 수천억 원 단위의 잠재 부실 비용을 수십억 원 단위로 줄인 것은 그간 추진해 온 위험 관리와 자산 구성 재편의 효율성을 입증한다.

충당금 비용 감소는 은행의 손익 개선으로 직접 이어졌다. KB인도네시아은행은 2025년 8월까지 3117억 루피아(약 26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조 6000억 루피아(약 2251억 원)의 막대한 순손실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완벽한 반전이다. 은행의 재무 구조 개선은 단순히 비용을 줄인 효과를 넘어, 회사 전체의 운영 효율을 높이고 위험 관리 체계를 강화한 덕분이다. 대규모 적자에서 벗어나 튼튼한 흑자 구조를 만든 것은 은행의 경영 정상화가 궤도에 올랐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부실채권 털어내고 '자산 건전성' 회복 총력

은행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은 자산 건전성 지표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은행의 부실채권(NPL) 비율(총여신 기준)은 2025년 8월 말 10.08%로, 지난해 8월의 11.31%에서 1.23%포인트 개선됐다. 두 자릿수의 NPL 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이에 KB인도네시아은행은 관리를 한층 강화해 연말까지 NPL 비율을 한 자릿수인 5~6%대로 낮추겠다는 적극적인 목표를 세웠다. 목표 달성을 위해 은행은 부실채권 자산의 대규모 매각, 선택적 채권 상각과 더불어 위험자산 회수 및 재구성 강화라는 세 가지 핵심 전략을 함께 추진한다. 이러한 부실 자산의 적극적인 정리는 단기적으로 비용이 들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은행의 재무 건전성을 다지고 앞으로 성장하기 위한 깨끗한 발판을 마련하는 필수적인 조치다.

"흑자는 미래 투자 기회"…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다진다


KB인도네시아은행의 이런 움직임은 은행의 장기 성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 KB인도네시아은행의 아디 프리바디 기업 홍보 담당 부사장은 현지 언론에 2025년을 완전한 '실적 호전의 해'로 삼고, 긍정적인 실적 유지를 넘어 자산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전략 계획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충당금 비용을 대폭 줄여 이익을 낸 지금을 미래 성장의 터를 닦을 좋은 기회로 판단한다.

아디 부사장은 "튼튼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이 기회를 활용해 연말 충당금을 강화함으로써 앞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흑자 흐름에 안주하지 않고, 오히려 미래에 생길지 모를 불확실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더욱 두텁게 쌓아 장기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

KB인도네시아은행은 현재의 흑자 전환을 성장 기반을 다지는 시기로 보고, 더 먼 미래를 그리고 있다. 연말 대손충당금 강화를 통해 재무 안정성을 높이고, 부실채권 매각과 상각을 병행해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부실자산 위험을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나아가 인도네시아의 튼튼한 GDP 성장세와 정부의 금융 안정 정책이 맞물린다면, 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 같은 핵심 수익성 지표도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략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2026년에는 NPL 비율이 업계 평균을 밑돌고, KB인도네시아은행은 현지 시장에서 안정적인 대형 상업은행으로 굳건히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