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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對중국 관세폭탄 예고에 뉴욕증시 급락…“AI·은행주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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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對중국 관세폭탄 예고에 뉴욕증시 급락…“AI·은행주 직격탄”



지난달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거래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거래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면서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트럼프 발언에 S&P 500 급락…‘4월 악몽’ 재현
11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대규모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 직후 S&P 500 지수는 4월 이후 최악의 하루 낙폭을 기록하며 주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WSJ는 “트럼프의 게시물이 올라오기 전까지만 해도 증시는 사상 최고치 근처였지만 불과 몇 시간 만에 분위기가 급변했다”면서 “투자자들이 다시 ‘무역전쟁 공포’에 손에 땀을 쥐고 있다”고 전했다. 구리와 원유 가격도 동반 하락했고 시장 변동성을 나타내는 공포지수(VIX)는 30% 가까이 뛰었다.

◇기술주·중소은행주 ‘직격탄’

이번 급락의 중심에는 기술주가 있었다. S&P 500 기술섹터는 하루 만에 4% 떨어지며 지난 6개월간의 45%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 시놉시스,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 등 반도체 관련 종목이 특히 약세를 보였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기술주가 거센 압박을 받고 있다”며 “시장 전체가 공포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지역은행주도 큰 타격을 받았다. 대형 금융사처럼 변동성 장세에 대응할 트레이딩 부문이 부족해 경기 둔화에 더 취약하다는 우려 때문이다. 페덱스 주가는 5.2% 하락했고 국제유가(WTI)는 배럴당 59달러 아래로 떨어져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AI 붐도 예외 아냐”…과열 경고음 커져

WSJ는 “4월 이후 32% 상승하며 30차례 넘게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S&P 500 랠리가 트럼프의 한마디로 제동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으로 급등했던 기술주가 과열 국면에 진입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전략가는 “강세장은 나이 들어 죽는 게 아니라 공포로 죽는다”며 “시장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다시 두려워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기초체력은 여전”…실적 시즌이 시험대

일부 전문가는 “기업 실적이 여전히 견조하고 다음 주부터 시작될 3분기 실적 발표가 증시에 반등 모멘텀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S&P 500 기업의 내년 실적 성장률은 16%로 전망된다.

WSJ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당장은 시장 심리를 위축시키겠지만 기업 수익 기반이 흔들린 것은 아니다”며 “다만 투자자들이 그동안 ‘최선의 시나리오’만을 가격에 반영해온 점을 돌아보게 됐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