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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美 핵심 산업에 100억 달러 투자…10년간 1.5조 달러 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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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美 핵심 산업에 100억 달러 투자…10년간 1.5조 달러 조달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 궤 맞춰 민간 기업의 국가 안보 역할 강화
미국 뉴욕시 미드타운 지역 파크 애비뉴 270번지에 있는 JP모건체이스 본점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시 미드타운 지역 파크 애비뉴 270번지에 있는 JP모건체이스 본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가 미국 안보에 필수적인 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총 100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의 기업 지분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JP모건은 또한 ‘핵심 산업(critical industries)’ 육성을 위해 10년간 1조5천억 달러(약 2140조 원) 규모의 자금 조달 및 투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약 1조5천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 목표는 기존 고객사 지원 계획 1조 달러에서 50% 확대된 수준으로, 향후 10년간 미국 내 주요 산업을 위한 금융 지원 및 자본 조달을 주도하게 된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이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 제품, 제조 역량을 불안정한 해외 공급원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는 사실이 뼈아프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새 이니셔티브는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과 핵심 광물의 안정적 공급 확보, 국방력 강화,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에너지 시스템 구축,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같은 첨단 기술 개발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JP모건의 이러한 행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 기조에 발맞춰 민간 대기업들이 국가 안보 중심의 산업 재편에 직접 참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풀이된다

JP모건은 특히 국가 안보와 인프라의 근간을 이루는 네 가지 핵심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즉 △공급망 및 첨단 제조업 △국방 및 항공우주 △에너지 자립 및 복원력 △전략 기술 및 프런티어 기술 등이 그 대상이다.

은행이 이번 계획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FT는 “핵심 기술과 인프라를 자국 내에서 보존하고 성장시키려는 백악관의 정책 방향과 궤를 같이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희토류 산업은 중국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으로 인해 미국이 무역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인 대표적인 사례로, JP모건의 이번 투자는 이러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인 다이먼 CEO는 평소 ‘애국심’을 강조해 온 인물로, 이번 조치 역시 “미국 경제의 회복탄력성과 자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민간 부문의 역할”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FT는 “JP모건을 비롯한 대형 금융사들이 과거에도 공공정책과 연계된 대규모 금융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며, 그 사례로 2021년 JP모건이 기후변화 대응 해법을 지원하기 위해 10년간 2조5천억 달러 투자를 목표로 한 계획을 발표했던 점을 들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