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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 “내년 세계 석유시장, 하루 400만 배럴 공급과잉”…유가 하락 압박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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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 “내년 세계 석유시장, 하루 400만 배럴 공급과잉”…유가 하락 압박 지속

지난 7월 14일(현지 시각)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알메티옙스크 인근 유전에서 유압계가 원유 채굴 장비 옆에 설치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7월 14일(현지 시각)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알메티옙스크 인근 유전에서 유압계가 원유 채굴 장비 옆에 설치돼 있다. 사진=로이터
내년 세계 석유시장이 하루 최대 400만 배럴 규모의 공급 과잉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는 전 세계 석유 수요의 약 4%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지난달 전망치인 330만 배럴보다 20%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14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2025년에는 하루 300만 배럴, 2026년에는 240만 배럴의 추가 공급이 예상된다”며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공급이 훨씬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 “전기차 확산·경기 둔화로 석유 수요 정체”


보고서에 따르면 IEA는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증가폭을 하루 71만 배럴로 낮춰 잡았다. 이는 지난달 전망보다 3만 배럴 줄어든 규모로 전 세계 경기 둔화와 운송 부문의 전동화(전기차 확산) 영향이 큰 때문으로 지적됐다.

IEA는 “2025년과 2026년 모두 석유 수요 증가율이 과거 평균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IEA는 2026년 세계 석유시장이 400만 배럴에 이르는 공급 잉여 상태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 세계경제가 여전히 견조하다”며 수요 증가폭을 IEA의 두 배 수준인 하루 130만 배럴로 유지했다.

◇ OPEC+ 감산 해제·비회원국 생산 증가


IEA는 이번 전망에서 OPEC+ 회원국의 생산 확대를 주요 변수로 꼽았다.

OPEC, 러시아 등 산유국들이 기존 감산을 예상보다 빠르게 완화하면서 올해 들어 석유 공급량이 전년 대비 560만 배럴 증가했고, 이 가운데 310만 배럴은 OPEC+가 차지했다고 IEA는 분석했다.

특히 중동 산유국의 생산 급증으로 9월 한 달간 해상 운송 원유 물량이 1억200만 배럴 증가했으며,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최대 폭이라고 IEA는 밝혔다.

또 내년에는 미국·캐나다·브라질·가이아나 등 비OPEC+ 국가에서도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에 따라 석유 공급이 수요를 훨씬 웃돌면서 글로벌 유가에는 추가 하방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 브렌트유 62달러 선…“공급 과잉 현실화”


14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62달러(약 8만5560원) 선에서 거래됐다. 지난 4월 기록한 2025년 최저가 58달러(약 8만40원)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공급 과잉 우려 속에 반등세는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로이터는 “IEA의 전망은 다른 기관보다 훨씬 비관적”이라면서 “9월 로이터가 실시한 애널리스트 조사에서도 2026년 공급 초과 규모를 하루 160만 배럴로 본 데 비해 IEA는 그보다 두 배 이상 많은 400만 배럴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OPEC은 반대로 내년 석유 공급이 수요와 대체로 균형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으며, 비OPEC+ 국가의 생산 증가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