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금리 인하 시사·트럼프의 관세 위협 겹치며 랠리 가속…글로벌 채권시장 동반 강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따른 국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시장 초반 기준물인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2bp(0.02%포인트) 내린 4.01%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심리적 지지선인 4%가 무너질 경우, 지난 4월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1bp 하락한 3.47%로, 약 3년 만의 저점 근처에 거래됐다. 채권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의 둔화 신호가 뚜렷하다”면서 지난달에 이어 이달 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러한 국채 가격의 강세 흐름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채권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20년 만기 국채 입찰이 견고한 수요를 보이며 장기채 가격이 상승했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정부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채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파월 연준 의장이 양적긴축(QT) 정책을 조만간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미 국채 강세에 힘을 보탰다.
페퍼스톤의 마이클 브라운 수석 리서치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현재 수준의 미 국채 수익률은 투자자들이 내년 중반쯤 연방기금금리가 현재의 약 4.25%에서 3% 수준으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함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브라운은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 등 새로운 충격이 안전자산 선호를 촉발하지 않는 한, 국채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을 이끌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요인은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확산하는 경우일 것”이라며 “특히 트럼프가 예고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0% 관세 부과’ 위협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질 경우, 시장이 또 한 번 안전자산으로 몰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날 발표될 제조업 지표와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에 쏠려 있다. 스티븐 미란, 크리스토퍼 월러 및 제프리 슈미드 등 연준 인사들이 이날 잇따라 연설에 나선다.
한편, 당초 이날 발표 예정이던 9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미국 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장기화로 인해 발표가 지연되며, 오는 10월 24일 공개될 예정이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