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제약·AI 산업에 2025년 2분기 외국인 직접투자 전 분기 대비 137% 급증
이미지 확대보기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5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AI·감세·관세 회피, 강력한 소비 수요가 맞물려 미국으로 향하는 기업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대규모 투자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관세 정책과 법인세 인하, 소비 시장의 견조한 성장에 힘입어 증가하고 있다.
미국 내 외국인 직접투자(2025년 2분기)는 총 1020억 달러(약 144조 6300억 원)에 달해 전 분기 대비 137% 급증했다. 2024년 연간 외국인 직접투자 누적액은 약 2920억 달러(약 414조 원)에 달한다. 일본과 영국이 각 2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네덜란드, 독일, 캐나다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 같은 투자 급증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강화된 관세 정책과 법인세 인하, 견조한 소비 시장 성장에 힘입은 것이다.
관세 회피 유인책으로 자리 잡은 ‘미국 생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면서 미국 내 생산을 적극적으로 유도했다. 3월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10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 5곳을 추가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투자액은 이미 650억 달러(약 92조 원)를 넘어선 미국 내 총 투자액을 1650억 달러(약 233조 9700억 원)로 끌어올린 것이다. TSMC 최고경영자 C.C.웨이는 “미국에서 칩과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는 것이 경제와 국가안보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약업계도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위해 관세 면제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10월 기준 화이자는 향후 수년간 700억 달러(약 99조 2600억 원)를 미국 내 제조시설과 연구개발에 투입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이와 더불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엘리 릴리, 머크(Merck) 등이 미국에서 공장 신설이나 확장에 나서며 의약품 수입에 붙는 100% 관세 회피를 위한 생산기지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이들 제약사는 2025년 10월 1일부터 시행된 고관세 정책에 대응해 이미 착공하거나 공사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관세 면제를 받고 있다.
세제 혜택이 더한 투자 유인
2025년 3월 발효된 ‘원 빅 뷰티풀 빌(One Big Beautiful Bill)’은 법인세 인하와 제조업 설비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대폭 확대했다. 또한 개별 세율 영구 연장, 주·지방세 공제 상한 인상, 일부 소득 공제 확대 등의 내용을 포함해 기업 투자를 촉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존슨앤드존슨(J&J) 최고경영자 호아킨 두아토는 “최근 4년간 약 550억 달러(약 77조 9000억 원)를 미국 내 연구개발과 제조 설비에 투자했다”며 “최근 20억 달러(약 2조 8300억 원)를 추가 투입해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첨단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고 밝혔다. J&J는 2025년부터 2029년까지 4년간 총 550억 달러(약 77조 9900억 원) 이상을 미국 내에 투자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혁신적인 치료제 생산과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원 빅 뷰티풀 빌’에서는 반도체 제조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도 확대해 엔비디아, IBM 등 기술업계의 생산 증설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 이러한 세제 혜택과 관세 정책이 맞물려 미국 내 기업 투자 증가는 눈에 띄게 가속화되고 있다.
‘AI 허브’ 미국에 쏟아지는 천문학적 자본
미국이 AI 인프라의 글로벌 허브로 부상하면서 민간 투자도 가속화되고 있다.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앞으로 3조~4조 달러(약 4250조~5670조 원) 가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IBM도 1500억 달러(약 212조 7000억 원), 스텔란티스 130억 달러(약 18조 4300억 원), 현대자동차 260억 달러(약 36조 8600억 원) 등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 기업은 반도체·클라우드·전기차 생산 설비 확충을 통해 AI·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소비 시장 뒷받침 속 자본지출 최대폭 확대
미국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기업의 설비투자를 뜻하는 자본지출은 2025년 상반기에 지난해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소프트웨어·연구개발 등 지식재산권 투자도 11.9% 늘어났다. 팬데믹 이후 비(非)팬데믹 상황에서 이 같은 상승폭은 2011년 이후 최대치다.
소비 견조 현상도 투자 심리를 북돋웠다. 유럽중앙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는 “미국 소비자는 늘 소비한다”고 강조하며, 이 같은 소비 패턴이 외국 기업의 생산 기지 이전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미국이 앞으로도 글로벌 투자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AI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설비 수요 급증과 기업들이 약속한 투자를 실제로 완수할지 여부는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할 과제로 꼽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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