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AI 오버뷰 확산 1년…언론사 40% 타격에도 호텔·의료업체 매출 늘어

디 인포메이션은 지난 21일(현지시간) AI 검색이 웹 트래픽 구조를 근본으로 바꾸고 있지만, 그 영향은 업종마다 극명하게 엇갈린다고 보도했다.
트래픽 줄어도 수익 증가…'품질 높은 방문자' 효과
멕시코 호텔 체인 타페르 호텔스 앤 리조트(Tafer Hotels & Resorts)는 지난 1년간 웹사이트 트래픽이 25% 줄었다. 그러나 이 회사 수익은 전년보다 오히려 늘었다고 타페르 최고 디지털 마케팅 책임자 막스 고메스 몬테호(Max Gomez Montejo)는 밝혔다.
디 인포메이션이 포춘 500대 기업을 포함한 7개 브랜드를 취재한 결과, 이들 모두 지난 1~2년간 사이트 트래픽이 어느 정도 줄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중 6개 기업은 감소가 수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광고 대행사 임원 2명도 고객사들이 웹 트래픽 감소를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고메스 몬테호는 과거 사이트 방문자 중 일부가 구글에서 '칸쿤 날씨' 같은 용어를 검색하다 우연히 타페르 웹사이트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게 우리한테 가치 있는 트래픽이었나? 아마 아닐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이제는 다른 곳에서 조사를 마친 뒤 현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예약을 원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그는 덧붙였다.
트래픽 감소는 검색 엔진 대신 챗GPT 같은 AI 챗봇을 쓰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구글은 지난해 5월 웹사이트에서 수집한 정보를 요약하는 AI 기능 'AI 오버뷰'를 검색 엔진에 넣었다. 이 기능은 검색 결과 페이지 맨 위에 나타나면서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기존 파란색 링크를 아래쪽으로 밀어냈다.
온라인 분석 업체 시밀러웹(Similarweb)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1000개 웹 도메인 일반 검색 추천 트래픽은 120억 회에서 112억 회로 약 6.7% 줄었다. CNN 웹사이트 트래픽은 1년 전보다 약 30% 줄었으며, 비즈니스 인사이더와 허핑턴포스트는 같은 기간 약 40% 급감했다.
뉴스 업계 '생존 위기'…펜스키 미디어, 구글 제소
뉴스 출판사들은 이런 변화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롤링 스톤, 버라이어티, 빌보드를 소유한 펜스키 미디어는 지난 9월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내며, 자사 기사에서 소매업체 링크를 클릭하는 사람들한테서 얻는 제휴 수익이 지난해 말까지 정점보다 3분의 1 이상 줄었다고 주장했다.
펜스키 미디어 최고경영자(CEO) 제이 펜스키(Jay Penske)는 성명에서 "우리는 디지털 미디어 미래를 위해 적극으로 싸워야 할 책임이 있다"며 "이 모든 것이 구글 현재 행동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포춘 500대 기업 한 광고 임원은 "비즈니스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회사는 온라인 여정에 심각한 혼란이 생기면 최고 경영진이 개입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 회사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봄까지 웹 트래픽이 두 자릿수 줄었는데, 구글 검색 때문에 회사 웹사이트로 가는 트래픽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구글 대변인은 "구글 검색 엔진이 사람들을 찾는 사이트에 연결하는 데 더 나은 일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날마다 수십억 건 웹 클릭을 계속 유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구글 검색 부사장 리즈 리드(Liz Reid)는 지난 8월 블로그 게시물에서 "구글 검색에서 웹사이트로 가는 클릭량은 전년보다 비교 안정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밀러웹 데이터에 따르면 구글 AI 오버뷰가 들어간 지난해 5월 56%였던 뉴스 검색 제로 클릭률(웹사이트 방문으로 이어지지 않는 검색 비율)이 올해 5월 69%로 늘었다.
마케팅 전략 전면 재편…스트리밍·검색 광고로 이동
기업들은 트래픽 감소 영향을 줄이려고 마케팅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일부는 스트리밍 비디오로 광고 지출을 바꾸고 있다. 다른 기업들은 구글 자연 검색 결과 때문에 생긴 트래픽 손실을 만회하려고 검색 광고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있으며, 또 다른 기업들은 AI 검색에 나오도록 사이트 내용을 손보는 데 힘쓰고 있다.
타페르는 검색 광고를 포함해 광고 예산을 10% 늘리는 동시에 웹사이트 광고 지출을 15% 줄였다고 고메스 몬테호는 밝혔다. 그는 검색이 새 고객을 찾는 중요한 방법이었기 때문에 타페르가 다른 것을 안 하면 시간이 가면서 트래픽 손실 때문에 예약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중요한 변화를 이루려고 모든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거의 다시 생각해야 했다"고 그는 말했다.
한 대형 브랜드 검색 전문가는 자기 회사가 더 많은 유튜브 동영상 제작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케팅 검색 회사 연구에 따르면 구글 AI 답변에서 이런 동영상을 점점 더 많이 인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AI 챗봇도 답변 옆에 해당 웹사이트로 가는 링크를 보여주기 때문에 트래픽을 만들 수 있다. 고메스 몬테호는 지난해 챗GPT와 퍼플렉시티(Perplexity) 같은 AI 검색 엔진 트래픽이 사이트 트래픽 1%에서 10%로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AI 챗봇을 찾는 방문자가 구글에서 무심코 검색하는 방문자보다 타페르 사이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 원격 의료 회사 위스프(Wisp) 마케팅 및 전략 담당 부사장 팀 래글랜드(Tim Ragland)는 AI 검색 엔진에서 오는 사용자가 기존 검색에서 오는 사용자보다 실제로 구매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일부 광고주는 AI 챗봇 검색에 브랜드가 더 자주 나오도록 애쓰고 있다. 업계 실무자들이 '생성 엔진 최적화'라고 부르는 전술에는 AI 챗봇이 레딧(Reddit)을 스크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레딧을 더 자주 업데이트하는 것 같은 새 방법이 들어간다.
고메스 몬테호와 래글랜드는 챗봇 답변에 더 잘 나오려고 AI가 더 "소화하기 쉬운" 언어를 만들도록 사이트에서 쓰는 언어를 고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고메스 몬테호는 자주 묻는 질문 페이지 "예약을 취소할 수 있나?"라는 항목 답변을 "예"에서 "예, 예약 취소 가능"으로 바꿨으며,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도 함께 넣었다고 밝혔다. 이런 답변은 AI 기반 답변에서 더 쉽게 나온다고 그는 설명했다.
SEO 업체 원리틀웹(OneLittleWeb)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검색 엔진 트래픽은 0.51% 줄어 1조 8600억 회를 기록했다. 반면 챗봇은 전년보다 80.92% 급증한 552억 회 트래픽을 기록했다. 그러나 챗봇 트래픽은 여전히 검색 엔진 트래픽 2.96%에 그쳤다.
업계 안팎에서는 AI 검색이 아직 초기 단계지만 멀리 보아 웹 생태계를 근본으로 바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웹사이트를 찾아오는 방문자 수보다 실제로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신청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가 더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