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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성향 코놀리, 아일랜드 대통령 공식 확정…물가고·불평등 심화에 민심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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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성향 코놀리, 아일랜드 대통령 공식 확정…물가고·불평등 심화에 민심 폭발

25일(현지시각) 아일랜드 더블린성에서 열린 대통령선거 개표 결과 발표 행사에서 좌파 성향의 무소속 캐서린 코놀리 후보가 당선인으로 확정돼 무대 위에 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5일(현지시각) 아일랜드 더블린성에서 열린 대통령선거 개표 결과 발표 행사에서 좌파 성향의 무소속 캐서린 코놀리 후보가 당선인으로 확정돼 무대 위에 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아일랜드에서 좌파 성향의 무소속 의원 캐서린 코놀리(68)가 제10대 대통령으로 공식 확정됐다.

코놀리는 25일(이하 현지시각) 발표된 개표 결과 약 63%를 득표하며 집권 중도우파 진영의 헤더 험프리스(62)를 큰 표차로 누르고 당선이 확정됐고 험프리스는 이미 패배를 인정했다.

BBC, AP통신,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은 이번 결과가 아일랜드 정치뿐 아니라 유럽 정치 흐름에도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일랜드는 인구 약 500만명의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로 더블린을 중심으로 구글·메타·애플 등 글로벌 IT와 제약 기업의 유럽 허브 역할을 해온 곳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유럽연합(EU) 상위권이지만 물가 상승과 불평등 심화로 서민층 불만이 커지고 있다.

코놀리 대통령 당선자는 저소득층 지원 확대, 주거난 완화, 성평등 강화를 내세우며 “모든 국민을 위한 포용적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코놀리는 동시에 전통적 서방 안보 라인과 거리를 둔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전쟁을 부추기는 세력”이라고 비판해왔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국가들이 국방비를 크게 늘리는 흐름을 “군국주의”라고 규정했다.

EU의 재무장 움직임과 미국·영국 중심 외교에도 공개적으로 이견을 내면서 아일랜드의 ‘중립’을 강화하겠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사태를 두고도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학살”이라고 규정하고 미국과 영국이 이를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노선은 아일랜드 내부에서는 ‘기성 정치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졌지만 바깥에선 파장이 크다는 지적이다. 외신들은 코놀리의 당선이 미국, 영국, EU와의 외교·안보 협력 과정에서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임기 중 아일랜드 통일 국민투표의 필요성을 언급해왔다. 이는 북아일랜드 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으로 영국과도 예민한 주제다.

아일랜드 대통령은 의례적 국가원수지만 상징성과 메시지 파워는 크다. 코놀리는 다음달 11일 취임해 마이클 D 히긴스 대통령의 뒤를 잇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