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외국인 투자자, 中 주식 비중 확대…5년 만에 최고 수준 근접

글로벌이코노믹

외국인 투자자, 中 주식 비중 확대…5년 만에 최고 수준 근접

HSBC "9월 본토 주식 보유 늘려"…韓·싱가포르도 증가, 인도·대만·아세안은 감소
北아시아 선호 전환 뚜렷…디플레이션 대응 기대에 中 자산 신뢰 높아져
2022년 10월 26일 베이징 중심업무지구에 사람들이 머무르고 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10월 26일 베이징 중심업무지구에 사람들이 머무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외국인 투자자와 액티브 펀드가 9월에 중국 본토 주식에 대한 익스포저를 늘려 세계 2위 경제대국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고 HSBC가 밝혔다고 29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HSBC는 29일 보고서에서 아시아에 초점을 맞춘 글로벌 신흥 시장(GEM) 펀드가 지난달 중국 주식 보유량을 늘려 5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이는 GEM 펀드에 대한 이러한 익스포저가 3개월 연속 순증가한 것이다.

HSBC 애널리스트 프레르나 가르그와 헤럴드 반 데어 린데는 "펀드는 중국 본토에 대한 익스포저를 눈에 띄게 늘렸고, 한국과 싱가포르가 그 뒤를 이었으며 다른 모든 시장에서 보유량을 줄였다"며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보유량은 수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가깝다"고 말했다.

모닝스타, FTSE 러셀, 팩트셋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이 분석에서는 강력한 유동성과 기술 수출 회복에 힘입어 한국에서 GEM 펀드의 비중 초과 포지션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가들은 중국 본토와 한국이 대부분의 지역 유입을 차지한 반면 대만, 인도 및 대부분의 아세안 시장에 대한 노출은 감소해 북아시아로의 선호도 전환이 분명했다고 말했다.

HSBC에 따르면 10월에는 외국인 기관 투자자의 유입이 완화됐지만 여전히 순매수세를 유지했다.

해외 펀드는 약 34억 달러 상당의 한국 주식을 매입하고 3개월 동안 자금이 유출된 후 인도로 돌아왔다. 그러나 중국 본토에서는 유출 속도가 전월보다 둔화됐지만 계속해서 순매도세를 보였다.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는 올해 10월 23일까지 누적 192억 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으며, 인도가 160억 달러, 아세안이 108억 달러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면 한국과 대만은 각각 26억 달러와 50억 달러의 자금 유입을 보였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이 지속적인 디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기대에 힘입어 중국 자산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음을 강조한다.

HSBC의 독점 펀드 포지셔닝 모델은 중국 본토에 대한 배분이 올해 중반 이후 꾸준히 증가했음을 나타내며, 이는 투자자들이 시장의 단기 전망에 대해 덜 신중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달 초 아시아 펀드 매니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별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전망은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으며, 응답자의 8%는 경제가 더 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응답자의 59%가 성장률 둔화를 예상했던 4월에 비해 급격한 반전을 의미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차이나 리스크-러브 지표가 2021년 4월 이후 최고치인 역사적 범위의 92번째 백분위수로 상승하면서 투자 심리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응답자들은 중국 가계가 저축의 일부를 자산과 재량 지출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장기적인 구조적 약세는 "후퇴"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주식 비중 확대는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와 밸류에이션 매력이 결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달간 부동산 시장 안정화, 소비 진작, 통화·재정 정책 완화 등 다각도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정책이 실물 경제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 관계자는 "중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글로벌 비교 기준으로 낮은 수준이고, 정부의 부양책 기대가 더해지면서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다만 실제 경제 데이터 개선이 뒷받침돼야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 확대는 반도체와 IT 수출 회복, 유동성 개선 등이 주효했다. 한국은 반도체 업황 개선과 AI 수요 증가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인도와 아세안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경제 성장 둔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도 주식은 최근 몇 년간 급등하면서 밸류에이션이 높아졌고, 아세안은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보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정책 지원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투자를 지탱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 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는 여전하지만 정부의 정책 의지가 강하고 밸류에이션이 낮아 선별적 투자 기회가 있다"며 "기술, 소비, 녹색 에너지 등 정부가 지원하는 분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30일 한국에서 예정된 시진핑-트럼프 회담 결과도 중국 주식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협상이 긍정적으로 진전되면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 심리가 더욱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아시아 내에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있으며, 북아시아, 특히 중국과 한국에 대한 선호가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HSBC는 중국 본토 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당분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실제 경제 지표와 정책 이행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