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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찬사하는 K-방산, 미국의 ‘병참 기지’로 편입되나"...동맹의 이름으로 봉쇄된 수출 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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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찬사하는 K-방산, 미국의 ‘병참 기지’로 편입되나"...동맹의 이름으로 봉쇄된 수출 주권

1%의 부품으로 100%를 통제하는 법...미 NDS, 우리 무기를 미군 군수망의 ‘하부 기지’로 설계한 것으로 확인
“파트너인가, 대리인인가”...펜타곤, 대한민국 국방 산업을 미국의 ‘군수 창고’로 정의한 뒤 냉혹한 통보
미국 국방부 청사의 모습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국방부 청사의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인류가 쌓아온 수천 년의 지식을 단 몇 초 만에 뱉어내는 인공지능의 경이로움 뒤에는, 실물 반도체가 물리적 한계라는 벼랑 끝에서 벌이는 처절한 사투가 숨어 있다. 하지만 우리 방위산업의 앞날은 인공지능의 화려한 미래와는 정반대의 길을 가리키고 있다. 이는 본지가 미 국방부가 2026년 들어 공개한 국가국방전략(NDS) 전문을 해부해 본 결과 확인되고 있다. 미국이 이제 한국을 대등한 방산 파트너가 아니라 자국 국방 산업의 빈틈을 메울 핵심 군수 공급처이자 노후 장비 정비 거점으로 정의한 것이 밝혀진 것이다.

기술은 우리가 관리권은 미국이...글로벌 MRO의 하청화


미 NDS 전문에 따르면 미국은 미 태평양 함대 전력의 한국 내 유지 보수 정비, 즉 MRO 물량을 강제 할당하는 계획을 구체화해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MRO는 무기 체계의 유지(Maintenance), 보수(Repair), 정밀 정비(Overhaul)를 아우르는 통합 관리 체계로, 현대전에서는 단순 수리를 넘어 무기의 생명 주기 전체를 지배하는 핵심 산업이다. 이번 계획은 한국 방산에 일감을 주는 협력이 아니라, MRO 과정에서 도출된 한국의 고유한 기술 노하우를 미 국방망에 통합 공유하도록 강제하고 정비 시설에 대한 미측의 직접 감독권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상 한국의 제조 역량을 미 국방 산업 기지의 효율성을 높이는 하부 기지로 편입시켜 기술적 종속을 꾀하겠다는 포석이다.

상호운용성이라는 족쇄... K 무기의 수출 통제권 장악


과거에는 제품의 성능으로 승부했지만 이제 미국은 상호운용성을 내세워 보이지 않는 장벽을 세웠다. 한국산 미사일 유도 시스템에 미국산 GPS 사용을 의무화하고, 미국 기술이 단 1퍼센트라도 포함된 무기의 제3국 수출 시 미 국방부의 사전 승인 절차를 강화했다. 이는 폴란드와 중동 등에서 확보한 K 방산의 독자적인 시장 지배력을 미국이 전략적으로 가로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 무기 수출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대리 행사하라는 요구는, 우리 방산 기업들을 미국의 글로벌 안보 전략을 뒷받침하는 대행사로 활용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공급망 탄력성을 명분으로 한 전략 물자 우선 징발권


가장 민감한 대목은 공급망 탄력성을 근거로 한 자원 통제권이다. 유사시 한국 내 비축된 탄약, 배터리, 반도체 등 핵심 군수 물자에 대한 미군의 우선 사용권을 명시했다. 한반도의 긴급한 상황보다 미군의 글로벌 작전 우선순위를 상위에 두겠다는 선언이다. 한국 내 방산 생산 라인을 전시 미군 전용으로 전환하는 시나리오까지 포함된 것은, 대한민국 국방 산업의 운영 주도권이 사실상 미국의 강제 동원 체계 안으로 편입됨을 의미한다.

자본은 한국이 권한은 미국이... 불균형적 공동 개발의 함정


차세대 무기 체계 공동 개발 역시 기술적 예속화를 예고한다. 한국의 자본 투입 비중을 높이면서도 핵심 원천 기술의 소유권은 미국이 주도하는 구조다. 특히 무인 체계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핵심 로직 공유를 제한한 것은 한국 방산의 차세대 먹거리인 미래 전장 주도권을 미국이 독점하겠다는 계산이다. 차세대 미사일 방어 기술의 한국 내 생산 대신 직구매를 유도하는 조항은, 한국을 미국의 장기적인 무기 구매처로 고착화하려는 전략의 산물이다.

수출 이익 환수와 글로벌화 통제라는 최후의 문턱


미국은 수출 이익에 대한 로열티 환수와 한국 방산업체의 해외 기지 설립 시 미측과의 사전 조율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K 방산이 거둔 글로벌 성과를 미국의 안보 네트워크 안에서 관리하고, 한국 기업의 성장이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와 충돌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마지막 경계선이다. 동맹의 결속을 강조하는 이 조항들은 역설적으로 대한민국이 기술 패권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주권적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