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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이재명 회담, 한국 핵잠수함 건조 첫 승인…트럼프, 9500억 달러 투자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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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이재명 회담, 한국 핵잠수함 건조 첫 승인…트럼프, 9500억 달러 투자 언급

정부 3500억 달러·민간 6000억 달러 규모…관세 25%→15% 인하·필라델피아 조선소 건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전격 승인하고 총 9500억 달러(1358조 원) 규모의 한미 투자·무역 협정을 체결했다고 폭스비즈니스가 지난 29(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재명 한국 대통령과 경주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이 미국의 관세 인하를 위해 3500억 달러(499조 원)를 지불(pay)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추가로 한국은 석유와 가스를 대량 구매하기로 합의했으며, 부유한 한국 기업과 사업가들의 미국 투자는 6000억 달러(857조 원)를 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정부 대미투자 3500억 달러, 민간 부문 6000억 달러 전망


CNBC는 이번 협정의 핵심이 한국 정부의 3500억 달러(499조 원) 투자 약속이라고 전했다. ABC뉴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 측 참모들은 "2000억 달러(285조 원)는 연간 최대 200억 달러(28조 원)씩 현금으로 분할 지급되며, 나머지 1500억 달러(214조 원)는 미국 조선업에 투자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불(pay)"이라고 표현했지만, 이는 한국 정부의 투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는 앞서 9월 현금 일괄 지급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포천에 따르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당시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은 객관적으로나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한국 외환보유고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한국 측은 1997년 외환위기 같은 상황을 우려해 통화스와프 체결을 요청했다고 포천은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6000억 달러는 한국 정부의 공식 약속이 아닌 민간 기업과 사업가들의 투자 전망치다. 워싱턴타임스는 "6000억 달러 초과"라는 표현은 민간 부문의 투자 기대치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수출 관세율은 25%에서 15%로 인하됐다. 백악관이 공개한 팩트시트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보잉 항공기 103대를 362억 달러(51조 원)에 구매하기로 했으며, 한국 공군도 미국 기술 기업과 항공기 개발을 위해 23억 달러(3조 원)를 투자한다. 백악관은 한국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구매와 미국 전력망 인프라에 대한 30억 달러(4조 원) 투자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핵추진 잠수함 필라델피아서 건조…기술 이전 논란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군사 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이 구식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별도 게시물에서 "한국은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라델피아 조선소는 지난해 한국 한화그룹이 인수한 곳이다.

포춘은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기술이 군이 보유한 가장 민감하고 엄격히 보호되는 기술 중 하나라고 전했다. 최근 영국과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 지원을 약속한 오쿠스(AUKUS) 협정에서도 미국은 기술을 직접 이전하지 않는 방식을 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와의 회담에서 "목표는 미국과의 동맹을 현대화하는 것"이라며 군사비 지출을 늘려 미국의 재정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핵무기가 아닌 핵연료를 원한다""핵추진 잠수함을 갖추면 한반도 주변 해역을 방어하고 궁극적으로 미군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관세 제외 놓고 이견


반도체 관세 적용 여부를 놓고 한미 양국 간 엇갈린 발언이 나왔다. FX스트리트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지난 30"반도체 관세는 한미 협정의 일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 대통령실은 이날 "한국 정부는 양국 간 합의를 바탕으로 발표했다""반도체와 관련해 양국은 한국 반도체에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반박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현재 최종 검토 중인 관련 문서에 반도체 조항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대통령으로부터 한국 최고 훈장인 무궁화대훈장과 신라왕국 금관 복제품을 받았다. CNN은 이번 협정으로 일본의 5500억 달러(785조 원), 한국의 3500억 달러 등 대규모 투자 약속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