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미국, 재생에너지 투자 10조 달러 돌파 전망…트럼프 세액공제 폐지에도 '3배 급증'

글로벌이코노믹

미국, 재생에너지 투자 10조 달러 돌파 전망…트럼프 세액공제 폐지에도 '3배 급증'

2020년 40GW→2035년 120GW로…태양광·배터리 저장시설 주도, 세계 기후 전망은 1.9~2.6도로 엇갈려
세계 에너지 전환이 정책 변화와 경제 현실 사이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미국 재생에너지 산업이 대규모 세액공제 폐지라는 역풍 속에서도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에너지 전환이 정책 변화와 경제 현실 사이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미국 재생에너지 산업이 대규모 세액공제 폐지라는 역풍 속에서도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지=GPT4o
세계 에너지 전환이 정책 변화와 경제 현실 사이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미국 재생에너지 산업이 대규모 세액공제 폐지라는 역풍 속에서도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구 온난화 전망을 둘러싼 전문가들의 견해는 여전히 엇갈린다.

악시오스가 지난달 31(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에너지 컨설팅 업체 리스타드에너지와 우드맥켄지가 발표한 최신 전망은 기후 변화 미래를 서로 다르게 내다봤다.

기후 전망 1.9~2.6도로 분산…'최악 시나리오는 사라져'


리스타드에너지는 최근 발표한 '세계 에너지 시나리오 2025' 보고서에서 산업화 이전 대비 1.9도 상승을 가장 가능성 높은 경로로 제시했다. 리스타드 에너지 최고경영자 야란드 리스타드는 보고서에서 "에너지 전환은 여전히 살아있고 건재하다""우리가 지금 '죽었다'고 보는 것은 최악의 기후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전 지구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26년께 정점을 찍은 뒤 점차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리스타드는 지구 온난화가 2.5도까지 오를 가능성을 "낮다"고 평가했다.

반면 우드맥켄지는 이번 주 발표한 최신 전망에서 지구 온난화가 산업화 이전보다 2.6도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우드맥켄지 수석 분석가 사이먼 플라워스는 "기후 변화에 맞서는 세계 노력이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유엔은 오는 1110일 시작하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업데이트한 '배출 격차' 분석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유엔 보고서는 2.6~3.1도 상승을 전망했으며, 뒤 수치는 각국의 기존 에너지 정책을 반영한 것이었다.

'원 빅 뷰티풀 빌' 충격파…그러나 업계는 빠르게 적응


미국 재생에너지 산업은 올해 7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원 빅 뷰티풀 빌 액트'(One Big Beautiful Bill Act)로 큰 타격을 받았다. 이 법안은 풍력·태양광 프로젝트 세액공제를 2027년까지 대폭 줄이고, 전기차 세액공제는 올해 9월 말로 끝냈다.

그러나 블룸버그신에너지파이낸스(BloombergNEF)가 최근 발표한 업데이트 전망은 법안 통과 직후 예측보다 더 낙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신에너지파이낸스는 법안 통과 약 2주 뒤인 지난 7월 발표한 전망과 견줘 2025~2030년 미국 내 풍력·태양광·에너지 저장시설 설치 용량이 13기가와트(GW) 늘어나고, 2031~2035년에는 42GW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신에너지파이낸스 쪽은 "내년 추가 금리 인하 예상, 전력 수요 증가, 가스터빈 공급 부족으로 빚어진 엄격한 정책 환경에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무부의 세액공제 시행 방식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신에너지파이낸스 청정에너지 책임자 메러디스 애넥스는 악시오스에 보낸 성명에서 "세액공제 폐지는 재생에너지에 큰 타격이었지만, 업계는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040GW2035120GW 넘어…태양광·저장시설이 주도


블룸버그신에너지파이낸스 자료를 보면 미국의 풍력·태양광·에너지 저장시설 연간 설치 용량은 2020년 약 40GW에서 2035120GW 이상으로 3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블룸버그신에너지파이낸스가 지난 4월 발표한 '신에너지 전망 2025' 보고서를 보면 미국 내 풍력 설비 용량은 2035년까지 321GW2배 증가하고, 태양광은 692GW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저장시설은 202429GW에서 2035175GW로 급증할 전망이다.

눈여겨볼 점은 에너지 저장시설의 폭발적 성장이다. 2020년대 초반만 해도 미미했던 저장시설은 2030년대로 갈수록 급격히 늘어나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신에너지파이낸스는 세계 차원에서도 2024년이 탄소 배출량 정점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2025년부터 구조적 배출 감소가 시작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NEF 재생에너지 부문에는 2025년부터 2035년까지 약 6조 달러(8559조 원), 2050년까지는 105000억 달러(14900조 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미국 재생에너지 산업이 정책 역풍에도 경제성과 기술 성숙도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송전망 확충, 시장 설계 개선,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구조 과제 해결이 함께 이뤄져야 재생에너지가 경제 잠재력을 온전히 실현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