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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기술주 매각…하반기 들어 2년 만에 최대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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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기술주 매각…하반기 들어 2년 만에 최대 규모

헤지펀드를 비롯한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지난 7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로 기술주를 순매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헤지펀드를 비롯한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지난 7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로 기술주를 순매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

헤지펀드를 비롯한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기술주를 빠른 속도로 매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주식 시장이 4일(현지시각) 인공지능(AI) 거품 우려 속에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급락한 가운데 기관들의 매도세가 당분간 기술주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게 됐다.

투자자들이 급락 하루 만인 5일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기술주들이 빠르게 반등하기는 했지만 시장에 불안 요인이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술주 순매도, 다른 10개 업종 규모 압도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헤지펀드들과 기타 대형 기관투자가들은 기술주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I 붐을 타고 기술주들이 가파르게 상승한 가운데 펀더멘털이 이런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정당화하는 것인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BofA에 따르면 이들 대형 기관투자가는 올 하반기(7월 이후) 들어 기술주를 2년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로 매도하고 있다.

지난 주에만 기술주 개별 종목 순매도 규모가 5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를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기술 업종의 순매도세가 가장 가팔랐다는 것이다.

11개 업종 가운데 기술 업종 순매도 규모 50억 달러는 다른 10개 업종의 순매도 규모를 합친 것보다도 압도적으로 컸다.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기술 업종에서는 의도적으로 자금을 뺐다는 뜻이다.

시장 흐름 바뀌나


헤지펀드 같은 대형 기관투자가는 시장 흐름을 빠르게 예측하고 대규모 자금을 움직인다는 점에서 이들의 기술주 집중 매도는 기술주에 편향된 지금의 주식 시장 흐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들의 매도세는 주식 시장이 기술주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고, 이런 집중 속에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왔다.

M7 빅테크를 비롯한 대형 기술주 주가는 AI 붐 속에 장밋빛 미래를 선반영하며 매우 높은 수준에서 형성됐다.

그러나 이런 지나친 기대는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AI를 활용해 가장 높은 수익성을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팔란티어는 3일 장 마감 뒤 기대 이상의 ‘깜짝 실적’을 공개했지만 4일 폭락한 데 이어 5일에도 급락세를 이어갔다.

그 정도 실적으로는 이런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평가 속에 주가가 이틀 내리 내리막 길을 걷고있다.

기술주들의 탄탄한 실적으로도 투자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일은 앞으로 더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갈림길 선 주식 시장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 동력이 예전만 못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대형 기관투자가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뚜렷하기는 하지만 주식 시장이 연말 상승장으로 향하고 있고, AI 혁명은 이제 1회를 지나고 있을 뿐이라는 낙관 전망도 상당하다.

AI 관련주들은 4일 급락 흐름을 딛고 5일 빠르게 반등하며 탄탄한 탄성을 보여줬다.

다만 기관이 매도 우위를 지속하는 한 이전 같은 가파른 상승 흐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