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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中 화홍반도체,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 악화'…1~3분기 순익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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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中 화홍반도체,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 악화'…1~3분기 순익 56%↓

신규 12인치 팹 가동·R&D 투자 확대가 '고정비 증가' 불러
CEO 중심 경영권 일원화·HLMC 인수로 성숙 공정 시너지 추진
중국 화홍반도체가 신규 12인치 팹 가동과 R&D 투자 확대로 인한 고정비 증가로 1~3분기 순이익이 56% 급감하는 등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이에 대응해 CEO 중심의 경영권 일원화와 HLMC 인수를 통한 성숙 공정 시너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화홍반도체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화홍반도체가 신규 12인치 팹 가동과 R&D 투자 확대로 인한 고정비 증가로 1~3분기 순이익이 56% 급감하는 등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이에 대응해 CEO 중심의 경영권 일원화와 HLMC 인수를 통한 성숙 공정 시너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화홍반도체

중국의 대표적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화홍반도체(Hua Hong Semiconductor, 华虹半导体)가 올해 3분기까지 매출 신장에도 순이익은 반 토막 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상하이와 우시(Wuxi) 지역에 신규 12인치 웨이퍼 생산라인을 가동한 데 따른 고정 비용 증가와 연구개발(R&D) 비용 확대가 수익성을 악화시킨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7일(현지시각) 디지타임스 아시아 등 외신에 따르면, 화홍반도체는 2025년 3분기 매출이 45억 6600만 위안(약 934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순이익은 1억 7700만 위안(약 362억 원)에 그치며 43.5% 급감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실적은 이익 감소 폭이 더욱 컸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125억 8300만 위안(약 2조 57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9.8% 늘었지만, 순이익은 2억 5100만 위안(약 513억 원)으로 56.5%나 추락했다.

화홍 측은 이번 실적 악화와 관련해 "신규 생산 능력 증설에 따른 감가상각비, 공공요금,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규 팹의 생산량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한 점이 컸다. 또한 "지속적인 R&D 비용 지출이 총이익률을 압박했다"고 덧붙였다. 고부가 공정 경쟁력을 위해 전력 반도체(Power Devices)와 비휘발성 메모리(NVM) 등에 R&D 투자를 집중한 것이 매출총이익률을 20%대 초반에서 12~14%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화홍은 4분기 매출 전망치로 6억 5000만~6억 6000만 달러(약 9476억~9622억 원), 총이익률은 12~14% 수준을 제시했다.

경영권 일원화·HLMC 인수로 효율화 승부수


한편, 화홍은 지난 6일 이사회를 앞두고 경영진 개편을 단행했다. 탕쥔쥔(Tang Junjun) 회장이 모든 직위에서 물러났으며, 바이펑(Bai Peng) 최고경영자(CEO)가 회장직과 법정 대표직을 승계해 경영권을 일원화했다. 리더십을 집중화해 의사결정 속도와 사업 효율성을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회사는 상하이 화리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HLMC)의 지분을 인수하고 이를 위한 자본 조달(Fundraising)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수가 완료되면 HLMC는 화홍의 자회사가 된다. HLMC는 12nm~28nm 성숙 공정에 강점을 지닌 업체로, 화홍은 이번 인수를 통해 생산과 R&D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재무적으로 화홍은 1~3분기 동안 510만 위안(약 10억 4300만 원)의 신용 손실, 8억 6400만 위안(약 1767억 원)의 자산 손상차손을 보고했으며, 이전에 인식했던 8억 1100만 위안(약 1659억 원)을 환입 처리했다. 이러한 회계 조정으로 세전 이익이 약 5850만 위안(약 119억 원) 감소했다.

中 성숙 공정 한계 속 '성장통' 분석


화홍반도체는 임베디드 또는 독립형 비휘발성 메모리, 전력 소자, 아날로그와 전력관리칩(PMIC), 로직, RF 부품 등 성숙 특수 공정 기술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신에너지차, 친환경 에너지, 사물 인터넷(IoT) 등 다양한 분야에 공급된다.

업계에서는 화홍의 이번 실적 부진이 중국 파운드리 산업 전반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SMIC, 화홍 등 중국 주요 업체들은 미국의 제재로 첨단 공정 진입이 막히자 성숙 공정 중심으로 전략을 수정했으나, 이마저도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단가 하락 압력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다만 AI, 전력, IoT 반도체 시장에서 자체 기술 확보가 필수적인 만큼, 이번 실적 악화는 단기적 '성장통'이며 HLMC 인수 등을 통한 중장기 경쟁력 강화의 일환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