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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EU, 美에 '무역협정 실행 계획' 제안…'50% 철강 관세' 정면 돌파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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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EU, 美에 '무역협정 실행 계획' 제안…'50% 철강 관세' 정면 돌파 시도

올여름 타결된 무역 합의 이행 위해 5개 분야 중심 세부 방안 제시
와인·주류 관세 인하 요구 속 '철강 쿼터제' 도입으로 美 고율 관세 장벽 완화 모색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유럽연합(EU)이 올여름 미국과 타결한 무역 협정의 다음 단계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implementation action plan)'을 미국 측에 제시할 예정이다. 이번 계획은 관세 및 시장 접근성, 철강·알루미늄 협력, 경제 안보 실무 그룹 창설 등 5개 핵심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EU는 여전히 50%에 달하는 미국 측의 철강 및 알루미늄 고율 관세를 완화하기 위한 '쿼터제' 도입을 핵심 의제로 삼고 있어, 이달 말로 예정된 양측 무역대표 간 만남에서 치열한 논의가 예상된다.

블룸버그 통신이 13일(현지시각)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EU가 제안할 실행 계획의 첫 번째 핵심 분야는 관세 및 시장 접근성 문제다. EU는 와인, 주류 등을 포함한 몇몇 추가 상품에 대해 미국 측이 더 낮은 관세율을 적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동시에 EU는 표준, 디지털 무역, 기술적 장벽 및 기타 무역 관련 고충 사안들을 포괄적으로 다루기 위한 대화 채널 구축을 모색한다. 이는 단순한 상품 관세를 넘어, 현대 무역 환경에서 점차 중요성이 커지는 규제 및 기술 분야에서의 이견을 조율하려는 EU 측의 의지를 보여준다.

50% 철강 관세 장벽…EU, '쿼터제'로 우회로 찾나

이번 실행 계획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은 단연 철강 및 알루미늄 분야다. EU는 이 분야에서 글로벌 과잉 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의 협력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 EU는 철강 및 알루미늄 수출품은 물론, 수많은 파생 제품에 대해서도 5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미국으로부터 부과받고 있다.

EU 측이 특히 우려하는 지점은, 이 고율 관세가 적용되는 대상 품목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광범위한 관세 부과가 자칫 EU가 기존에 확보했던 대부분의 수출품에 대한 15% 관세 상한선 합의를 사실상 '무력화(hollowing out)'시킬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EU의 무역 문제를 총괄하는 집행위원회는 이 문제의 해법으로 '쿼터 시스템(quota system)' 도입을 원하고 있다. 특정 물량의 금속 수출품에 한해서는 더 낮은 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는 쿼터제를 통해, 50% 고율 관세 장벽을 우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NG·반도체 이어 '경제 안보' 전선 확대…공급망·투자 감시 강화


제안된 실행 계획은 양측 간의 협력 범위를 전통적인 무역을 넘어 '경제 안보' 영역으로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경제 안보 실무 그룹(economic security working group) 신설을 제안한다. 이 실무 그룹은 투자 심사(investment screening), 수출 통제, 조달 문제, 그리고 핵심 원자재 공급망과 같은 민감한 사안들을 집중적으로 다루게 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계획은 기존 합의 사항에 대한 모니터링도 포함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합의의 일환으로 브뤼셀(EU)이 약속했던 액화천연가스(LNG) 및 반도체 분야의 전략적 구매와 투자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관리하는 내용이 여기에 해당한다.

EU의 무역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인 마로시 셰프초비치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실행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이달 말 미국 측 카운터파트와 만날 예정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