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이 '기술주 강세' 지속 여부 가른다
매파 발언 및 공급망 이슈 속 '하락 시 매수' 통했다
매파 발언 및 공급망 이슈 속 '하락 시 매수' 통했다
이미지 확대보기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 발언과 AI 관련 기업의 공급망 문제가 겹쳤지만, 투자자들의 '딥 매수(Buy the Dip, 하락 시 매수)'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며 시장은 낙폭을 빠르게 만회했다. 이는 현 강세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이 여전히 견고함을 보여준다.
배런스의 지난 14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주중에 급격한 매도세와 높은 변동성이 있었지만, S&P 500 지수는 주간 기준 0.2% 상승하며 지난 12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와 불과 2% 이내 차이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 종합지수 또한 3일 연속 하락세를 끊고 지난 14일에 반등하여 주간 0.4% 하락으로 낙폭을 최소화했다. 이들 지수 가운데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주간 0.5% 상승하며 가장 강력한 흐름을 보였고, 지난 12일 사상 최고치에 단 1%포인트도 안 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하락은 곧 매수 기회..."놓친 자금 대기 중"
이번 주 시장의 회복력은 증시 하락을 매수 기회로 보는 '매수 심리'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명확히 드러낸다. 픽테트 자산운용(Pictet Asset Management)의 루카 파올리니(Luca Paolini) 수석 전략가는 "여전히 '하락에서 매수' 심리가 강하게 남아있다"며, "많은 투자자가 기존 랠리를 놓쳤기 때문에 시장이 하락할 때를 기다리는 상당한 자금이 대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시장을 지탱했던 두 축인 AI 성장과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모두 지난주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연준 이사들은 12월의 추가 금리 인하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며 시장 기대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12월 추가 금리 인하 확률이 약 50%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한, AI 분야에서도 불안한 신호가 포착되었다. 데이터 센터 기업 코어위브(Coreweave)는 지난 월요일, 타사 개발 업체의 공급망 문제로 인해 데이터 센터를 제때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으로 코어위브의 주가는 다음 날 16% 폭락했다.
파올리니 전략가는 "AI 개발이 늦어지고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시장의 두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데이터 센터 건설에 빚을 낸 기술 기업들은 높은 금리 부담이 가중되면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지난주 매도세에 특히 취약했던 종목으로는 코어위브와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Oracle) 등이 꼽히는데, 이는 AI 거품이 터지고 부채 만기가 돌아왔을 때, AI 수익만으로 이 모든 것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주 '나홀로' 실적 성장... S&P 500 두 배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Truist Advisory Services)의 키스 러너(Keith Lerner)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모든 강세장에는 주도하는 주제가 있다"며, "이번 시장은 AI와 기술주가 그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승장에서는 리더십을 지닌 종목이 계속해서 시장을 이끌어가는 경향이 있다"며, "만약 강세장이 건재하다고 믿는다면, 기술주를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월가에서는 기술 기업의 수익 전망이 더 밝게 나오고 있다. 러너 CIO는 AI 투자에도 불구하고, 지난 세 달 동안 기술 기업의 향후 1년 순이익 추정치가 9%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같은 기간 광범위한 S&P 500 지수의 순이익 추정치 상승률인 4.5%를 두 배 웃도는 수치다.
이러한 강력한 상승 동력 덕분에 시장은 지난 4월 이후 두드러진 성과를 내왔다. S&P 500 지수는 38% 상승했고, 반도체 주식은 120% 넘게 급등했다. 러너 CIO는 이 기간 동안 S&P 500이 5% 이상 하락하는 조정이 한 번도 없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역사적으로는 77일마다 한 번꼴로 이러한 조정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기록이다.
엔비디아 실적, 시장 향방 가를 '분수령'
투자자들은 오는 20일 주 엔비디아(Nvidia)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주목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의 압도적인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의 실적은 지난주 뉴욕 증시를 짓눌렀던 어두운 구름이 완전히 걷힐지, 아니면 한동안 더 머무를지 결정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