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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의 어머니' TATP 90kg, 운송 차량에 숨겨져 운반되다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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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의 어머니' TATP 90kg, 운송 차량에 숨겨져 운반되다 폭발

델리 폭발, 런던·파리 테러범이 선택한 '고위험 폭발물'의 재등장
2025년 11월 11일, 인도 델리 구시가지의 유서 깊은 붉은 요새 근처에서 폭발 현장에서 법의학 팀원이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11월 11일, 인도 델리 구시가지의 유서 깊은 붉은 요새 근처에서 폭발 현장에서 법의학 팀원이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도 델리 레드포트 인근 폭발 사고에서 '사탄의 어머니'로 불리는 고위험 폭발물 TATP(트리아세톤 트라이퍼옥사이드) 90kg이 담긴 현대 i20 차량이 조기 폭발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는 2005년 런던 테러 등 세계 주요 테러에 쓰인 물질이라 전 세계적 경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현지의 디 위크 뉴스 데스크가 15(현지시각) 보도했다.

'사탄의 어머니' TATP, 왜 테러 조직의 '최애 무기' 되었나


인도 국가수사국(NIA)이 델리 폭발 사건을 수사하는 가운데, 폭발이 일어난 현대 i20 차량에서 '사탄의 어머니(Mother of Satan)'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휘발성이 아주 큰 화학물질 TATP(Triacetone triperoxide)가 검출되었다고 포렌식 과학 연구소(FSL) 관계자가 밝혔다.

TATP는 제조나 운반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터질 위험이 높아 '사탄의 어머니'로 불리며, 마찰, 충격, , 정전기에 예민한 흰색 결정형 분말이다. 이 물질은 용의자가 질산암모늄과 섞어 차량에 실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폭발 당시 차량에는 90kg이 넘는 폭발물이 들어있던 것으로 보도되었다.

TATP가 테러리스트들의 선택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의 폭발물인 TNT와 다르게 질소를 포함하지 않아, 구식 탐지기로는 추적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TATP2005년 런던 폭탄 테러, 2015년 파리 테러, 2016년 브뤼셀 폭탄 테러, 2017년 맨체스터 아레나 폭발 사건, 2019년 스리랑카 부활절 폭탄 테러 등 세계 여러 테러에서 악명을 떨쳤다. 군 당국은 위험도가 아주 크기에 TATP를 쓰지 않고, 통제가 쉬운 강력한 폭발물을 선호한다.

현대 i20 운반 차량, 미완의 계획...“조기 폭발에 무게


사고 관련 보도에 따르면, 용의자 우마르 운 나비가 운전한 현대 i20 차량은 지난 14일 신호등 쪽으로 천천히 다가가던 중 터졌다. 최근 보도에서는 TATP가 작은 충격에도 터질 수 있기에 용의자가 차량을 천천히 운전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이는 델리 폭발이 앞서 잠무 카슈미르 나우감 경찰서 폭발 사건처럼 사고였을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보안 기관 소식통들은 폭발 차량 아래에 분화구(craters)가 생기지 않았고, 파편(shrapnels)이 없었던 점을 들어 이번 델리 폭발이 '조기 폭발(premature blast)'일 수 있다고 말했다. 폭발 당시 레드포트 지하철역 CCTV 영상에는 땅이 흔들리는 강한 충격 파장이 포착되었다. 이 모든 정황은 폭발물이 테러범이 의도한 파괴력을 온전히 발휘하기 전에, 예상치 못한 이유(불안정한 물질, 운반 중 충격 등)로 제대로 설치되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터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탐지 어려운 폭발물 재등장...국제 공조 절실


TATP 같은 고위험 폭발물의 재등장과 빈번한 테러 사용은 국제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TATP는 아세톤, 과산화수소 등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기에 테러 조직이나 '외로운 늑대'(lone wolf)형 테러리스트가 비교적 쉽게 제조할 수 있다.

이처럼 탐지가 어려운 폭발물질의 제조와 유통을 막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공조가 절실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TATP의 제조 원료가 되는 화학물질의 유통 경로를 더욱 철저히 추적하고, 국경 간 이동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폭발물 전문가인 조지타운 대학교 마이클 제르 교수는 최근 보고서에서 "TATP처럼 비전통적인 폭발물질을 찾아낼 수 있는 첨단 탐지 시스템을 공항과 주요 시설에 설치해야 한다", "기존 장비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은 이번 델리 폭발 사건을 계기로 고위험 폭발물질 관리 체계를 전면적으로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