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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美, 한국에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韓·美 방위협력 ‘새 단계’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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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美, 한국에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韓·美 방위협력 ‘새 단계’ 진입"

오하이오급 미국 핵추진 잠수함 ‘USS 미시간’이 지난 2023년 6월 16일(현지시각) 부산항에 입항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오하이오급 미국 핵추진 잠수함 ‘USS 미시간’이 지난 2023년 6월 16일(현지시각) 부산항에 입항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 공격형 잠수함 건조를 공식 승인하고 핵연료 조달 협력에 나서기로 하면서 한국과 미국 간 방위 협력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고 BBC가 1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이번 합의가 핵추진 잠수함 확보를 위한 사실상 첫 승인이라고 설명했고 미국 백악관도 이를 뒷받침하는 입장을 냈다. 한미 양국은 지난달 관세 협상에서 상호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고 한국은 미국에 총 3500억 달러(약 509조25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은 최근 낸 설명자료에서 “미국은 한국이 핵추진 공격형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고 핵연료 조달 등 요건을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인도 등 6개국뿐이며 한국은 기존에 약 20척의 디젤 추진 잠수함만 운용해 왔다. 핵잠수함은 수중 체류 시간이 길고 작전 반경도 넓어 전력 수준이 크게 달라진다.

BBC는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 확보에 나서는 이유는 북한의 핵전력 고도화 때문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최근 자체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진행 중이며 지난 3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잠수함 건조 현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이를 억제할 대응 수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핵잠수함은 한국의 자부심이 될 것이고 억제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BC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국 당국은 보고 있으며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은 약 50기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핵잠수함 확보가 동북아 안보 지형 변화에 중요한 의미를 갖지만 단기간에 군사 균형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핵무기를 개발할 수 없고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핵잠수함을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이를 명분으로 핵무장 고수를 더욱 정당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조비연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번 합의가 “한국을 지역 전략 플레이어로 격상시키는 변화”라며 핵잠수함의 속도와 기동성이 동맹국과의 연합 작전 범위를 크게 확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입장에서도 북한과 중국을 동시에 압박하는 전략 효과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양욱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방위비 부담을 넘기고 있으며 한국의 군사 투자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앞으로 양국은 핵연료 이전과 관련된 핵협정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방안을 언급했지만 김민석 국무총리는 국회에 나간 자리에서 “해당 조선소는 능력이 없다”고 말해 양국 간 조율이 필요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