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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본 AI’, 1200만 달러 유치… '40조 몸값' 안두릴 모델로 아시아 방산 시장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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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본 AI’, 1200만 달러 유치… '40조 몸값' 안두릴 모델로 아시아 방산 시장 정조준

드론-로봇 통합 '피지컬 AI' 플랫폼 구축… 코오롱 참여로 제조 역량 확보
본 AI의 창립자 DK 리(DK Lee). 사진=본 AI이미지 확대보기
본 AI의 창립자 DK 리(DK Lee). 사진=본 AI
국내 신생 스타트업 본 AI(Bone AI)가 소프트웨어·하드웨어·제조를 통합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1200만 달러(약 175억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아시아 방산 대기업들에 도전장을 던졌다고 미국 IT 매체 테크크런치가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회사는 미국 방산 스타트업 안두릴(Anduril)이 개척한 비즈니스 모델을 따른다. 무인비행체(UAV), 무인지상차량(UGV), 무인선박(USV)을 아우르는 차세대 자율 로봇을 개발하며 초기부터 상당한 B2G(기업-정부 간 거래) 계약을 확보해 시장의 주목을 받는다.

1200만 달러 투자 유치, AI 기반 로봇으로 국방 혁신


본 AI는 미국 팰로앨토와 한국 서울에 기반을 둔 신생기업으로, 올해 초 출범했다. 회사는 미국계 벤처캐피털(VC)인 서드프라임(Third Prime)이 주도하고 코오롱그룹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1200만 달러 규모의 시드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회사 창립자 DK 리(DK Lee)는 테크크런치와 한 대담에서 "첨단 소재 개발과 제조에 강점을 가진 코오롱이 인공지능(AI), 로봇공학, 차세대 제조 분야에서 본 AI의 이상적인 전략적 파트너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본 AI는 국방 및 정부 고객을 상대로 차세대 UAV, UGV, USV를 개발하며 B2G 계약에 집중하고 있다. 첫 단계는 물류 지원, 산불 탐지, 드론 방어 등 임무에 중점을 둔 공중 드론부터 시작했으며, 궁극적으로는 이 세 가지 자율 시스템 모두를 통합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의 기존 방위산업체들이 2024년 말 기준으로 약 690억 달러(약 95조9000억 원)의 수주를 기록할 정도로 한국 방위산업의 규모는 거대하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런 거대한 산업 규모에 비해 기존 기업에 맞설 만한 국방 기술 스타트업의 등장은 매우 드문 상황이다. 본 AI는 이러한 시장의 초기 단계와 한국의 제조 역량 사이의 큰 격차를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인수합병 전략으로 매출 확보, 제조 공급망 구축


설립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본 AI는 이미 첫해에 수백만 달러 규모의 B2G 계약과 300만 달러(약 43억8000만 원)의 수익을 올리는 등 빠르게 성과를 내고 있다. DK 리 창립자는 이 같은 초기 실적의 비결로 출시 6개월 만에 한국의 드론 기업 D-Makers와 그 지식재산권(IP)을 인수한 '구매 대 구축(Buy vs. Build) 전략'을 꼽았다.

원래 로봇용 AI 모델 개발에 주력했던 본 AI는 D-Makers 인수로 기존 AI 부서와 새로 인수한 회사를 통합하며 제품 성숙도와 상업적 성장을 가속한다. 나아가 이 회사는 한국 정부가 지원하는 무인 물류 시범 사업에서 UAV와 UGV를 활용한 시스템 구축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DK 리 창립자는 본 AI를 단순히 방위 기술 기업이 아니라 '피지컬 AI' 기업으로 규정한다. 이는 첨단 AI 시뮬레이션, 자율 알고리즘, 특정 기기나 시스템에 내장되어 제어 기능을 수행하는 임베디드 엔지니어링 기술, 하드웨어 설계, 대규모 제조를 한 지붕 아래 묶는 산업 중추를 구축하겠다는 더 넓은 야망을 담고 있다. 그는 "본 AI 임무는 한국 내에서 피지컬 AI 공급망을 구축하고 그 역량을 미국, 유럽, 또 다른 동맹국들로 확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방산 스타트업 모델에 한국도 가세


본 AI의 등장은 국방 분야에서 AI와 로봇공학을 결합한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미국에서는 방산 스타트업 안두릴이 300억 달러(약 43조8600억 원) 이상의 가치 평가로 널리 알려졌다. 유럽에서는 헬싱(Helsing)이 약 130억 달러(약 19조 원)를 모금한 바 있다. 이스라엘 같은 작은 시장에서도 켈라 테크놀로지스(Kela Technologies)와 같은 기업들이 인지도를 얻었다.

서드프라임의 제너럴 파트너인 마이클 킴은 본 AI의 기회와 가능성에 대해서 "세계 경제가 미국 중심에서 벗어나 자국 산업을 육성하는 재산업화에 집중하는 시기"라면서 "본 AI는 한 국가가 자체적으로 AI 기술을 확보하는 주권 AI와 공급망이 분산되는 다극화의 흐름이 만나는 중요한 지점에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중공업·조선업·자동차·반도체 등 여러 분야에서 고품질, 비용 경쟁력이 있는 하드웨어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마이클 킴은 "많은 틈새 하드웨어 업체들이 존재하지만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실리콘밸리 지역의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지 못했다"며 본 AI가 이러한 자산을 인수하고 통합하는 '구매 대 구축 전략'을 통해 제품 성숙도와 상업적 성장을 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한국이 AI, 로봇, 제조 역량을 연결하는 새로운 국방 기술 공급망을 구축할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