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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호주, AUKUS 핵잠수함 3680억 달러 사업 '보안 비상'…中·印 연계 의혹에 채용 10명 중 1명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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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호주, AUKUS 핵잠수함 3680억 달러 사업 '보안 비상'…中·印 연계 의혹에 채용 10명 중 1명 탈락

가짜 채용광고로 기술정보 탈취 시도 급증…"카타르 인도 해군 간첩사건 재연 우려"
호주 최대 방위사업인 3,680억 달러(약 537조 원) 규모 AUKUS 핵잠수함 프로젝트가 중국과 인도 관련 간첩 의혹으로 심각한 보안 위협에 직면했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호주 최대 방위사업인 3,680억 달러(약 537조 원) 규모 AUKUS 핵잠수함 프로젝트가 중국과 인도 관련 간첩 의혹으로 심각한 보안 위협에 직면했다. 이미지=GPT4o
호주 최대 방위사업인 3680억 달러(537조 원) 규모 AUKUS 핵잠수함 프로젝트가 중국과 인도 관련 간첩 의혹으로 심각한 보안 위협에 직면했다. 유라시안타임스는 18(현지시각) 호주 국방군이 보안 우려로 지원자 10명 중 1명을 탈락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 언론 디오스트레일리안은 호주 국방군이 AUKUS 잠수함 사업 지원자 가운데 중국과 인도와 의심스러운 연계가 있는 이중국적자를 대거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핵잠수함 프로젝트는 원자력 잠수함 건조와 유지보수를 담당할 엔지니어와 기술자 등 2만 명 이상 고숙련 인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링크드인 가짜 광고로 기밀 빼내


호주안보정보기구(ASIO) 마이크 버지스 국장은 외국 정보기관들이 구직 지원서와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AUKUS에 침투하려는 시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버지스 국장은 올해 7월 연설에서 "ASIO가 지난 3년간 24건의 주요 간첩 음모를 저지했으며, 다수는 잠수함 설계와 공급망 등 AUKUS 기밀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간첩 활동 방식은 링크드인 같은 소셜 플랫폼에 가짜 채용 광고를 게시해 방산 경력 지원자를 유인하고, 면접 과정에서 프로젝트 일정과 기술 사양에 관한 내부 정보를 무심코 공유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버지스 국장은 "호주 방위 부문 종사자 약 7000명이 온라인에 업무 프로필을 공개했고, 400명은 AUKUS 프로젝트 참여를 명시해 적대국의 쉬운 표적이 됐다"고 경고했다.

그는 "간첩 활동으로 호주가 연간 125억 달러(182600억 원)의 지적재산권 도난 피해를 보고 있으며, AUKUS가 주요 표적"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부과한 ITAR(국제무기거래규정)도 비시민권자나 중국 같은 고위험 국가 출신 지원자의 접근을 제한해 채용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카타르 인도 해군 사건과 흡사한 패턴


보도에서 주목되는 점은 중국뿐 아니라 QUAD 동맹국인 인도와의 연계 의혹이 제기됐다는 사실이다. 20228월 카타르에서 인도 전 해군 관계자 8명이 잠수함 기밀을 이스라엘에 전달한 혐의로 체포돼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지난해 2월 석방된 사건과 유사한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당시 이들은 카타르 방산 컨설팅 업체 다흐라 글로벌 테크놀로지스에서 근무하며 카타르 해군의 이탈리아제 잠수함 도입 프로그램을 자문하던 중 체포됐다. 카타르 법원은 지난해 108명 전원에게 사형을 선고했으나, 인도 정부의 집중 외교 노력 끝에 형량이 감형됐고 최종적으로 석방됐다. 석방 직전 인도와 카타르가 수십억 달러 규모 액화천연가스 수출 협정을 체결해 거래 의혹이 제기됐다.

두 사건은 우호국, 최신 잠수함 도입, 해군 출신 인력 연루라는 놀라운 공통점을 보인다. 호주 언론 보도가 중국과 인도를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은 호주-인도 관계와 QUAD 전략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트럼프 재검토에 사업 불확실성 가중


AUKUS는 호주가 미국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3~5척을 구매하고(1단계), 호주와 영국이 미국 기술을 도입해 새로운 SSN-AUKUS급 잠수함을 공동 개발하는(2단계) 내용이다. 호주 해군은 2040년대 초부터 인도받을 예정이다.

협정 체결 4년이 지났지만, 진전은 더디다. 올해 6월 트럼프 행정부가 공식 검토에 나서 불확실성이 커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협정 지지를 재확인하며 불안감이 다소 해소됐다.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에 지명된 엘브리지 콜비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미 해군의 잠수함 수요도 충족되지 못한 상황에서 동맹국과 공유하는 것은 미국 안보를 외국 정부보다 후순위에 두는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미 국방부 리처드 말스 장관은 "AUKUS가 계속 추진될 것을 확신한다"며 불안감 해소에 나섰다. 호주는 올해 AUKUS를 위해 5억 달러(7300억원)를 지불했고, 버지니아급 잠수함 생산 가속화를 위해 20억 달러(29200억원) 추가 지출을 계획하고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인도와 호주 정부가 이번 보고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양국 우호 관계는 물론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과 QUAD 동맹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