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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0년물 국채 수익률, 사상 처음 日보다 낮아질 듯…디플레이션 나락 우려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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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0년물 국채 수익률, 사상 처음 日보다 낮아질 듯…디플레이션 나락 우려 재점화

中 10년물 1.81%·日 1.77%로 격차 사상 최소…실망스런 경제 지표·주식 손실에 안전 자산 선호
日 수익률은 2008년 이후 최고…정부 지출 계획으로 인플레 우려, 中은 구조적 침체 진입 신호
중국 위안 지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위안 지폐. 사진=로이터
중국의 벤치마크 채권 수익률이 일본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역사적인 교차는 세계 2위 경제대국이 1990년대 이웃 국가를 마비시켰던 디플레이션 나선에 빠지고 있다는 우려를 재점화할 수 있다고 19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실망스러운 경제 지표와 주식시장 손실로 투자자들이 국채의 안전성을 찾으면서 2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 근처에 머물고 있다. 반면 유사한 만기의 일본 수익률은 정부의 지출 계획이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고 이미 무거운 국가 부채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로 2008년 이후 최고치로 급등했다.

이러한 반대 수익률 추세는 경제 운명의 극명한 반전을 신호한다. 투자자들은 이제 중국이 일본의 과거 만성 침체 지위를 물려받는 반면 도쿄는 마침내 수십 년간의 디플레이션을 떨쳐내는 구조적 전환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역학은 또한 미국과의 무역 긴장이 수출 엔진에 부담을 주면서 베이징이 국내 소비를 부활시킬 능력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채권 시장은 이미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데, 중국의 10년물 수익률은 1.81%를 나타냈고 일본은 1.77%를 기록했다. 두 나라 간 격차는 사상 최소로 축소되었다.

현재의 좁은 격차는 역사적이지만, 이는 주로 일본의 급등하는 수익률에 의해 주도되며 중국 금리의 급격한 하락보다는 덜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최대 두 경제국에 대한 투자 플레이북을 다시 쓸 위협이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관찰되고 있는데,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 국채 보유액이 올해 2분기에 2022년 이후 최고치로 증가했다.

SMBC 니코 증권의 미키 덴 수석 금리 전략가는 근본적인 경제 추세가 일본 수익률에 대해서는 상승을, 중국에 대해서는 하락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10년물 수익률이 중국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중국에서 일본으로의 자금 흐름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채권 수익률의 하락은 여러 요인에 기인한다. 먼저 부동산 부문의 지속적인 침체와 청년 실업률 증가 등 경제 성장 둔화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중앙정부의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민간 소비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 또한 미중 무역 긴장 완화에도 불구하고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부각되고 있다.
반면 일본의 수익률 상승은 경제 정책의 극적인 전환을 반영한다. 일본은행이 수십 년간의 초저금리 정책에서 벗어나 금리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기시다 정부의 대규모 재정 지출 계획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임금 상승과 소비 회복 조짐도 나타나면서 일본 경제가 마침내 '잃어버린 30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재팬화' 현상이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재팬화는 1990년대 일본이 겪었던 자산 거품 붕괴 후 장기 침체, 디플레이션, 저성장의 악순환을 의미한다. 중국은 현재 부동산 버블 붕괴, 고령화 사회 진입, 생산성 둔화 등 일본이 30년 전 경험했던 것과 유사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수익률 역전이 실제로 발생하면 글로벌 자본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시아 투자자들이 전통적으로 중국 채권을 선호했던 것에서 일본 채권으로 자금을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 국채 보유액이 이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이러한 변화의 초기 신호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경기 부양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채 수준이 이미 높고 재정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정책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구조적 개혁 없이는 단기 부양책만으로 장기 침체를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과 일본의 채권 수익률 역전이 단순한 시장 현상을 넘어 아시아 경제 지형의 근본적 변화를 상징한다고 평가한다. 중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수십 년'을 반복할지, 아니면 효과적인 정책 대응으로 위기를 극복할지가 향후 글로벌 경제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본의 경험이 보여주듯 초기 대응이 중요하며, 중국이 구조 개혁과 소비 촉진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의 탈디플레이션 성공 여부도 주목되는데, 임금 상승이 지속 가능한 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재정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아시아 경제 질서의 재편이 가속화될 수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