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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시간외 "돌연 급등" ... 실적발표 예상밖 "폭발" AI 거품 대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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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시간외 "돌연 급등" ... 실적발표 예상밖 "폭발" AI 거품 대반전

실적발표후 7% 급변동... 로이터 통신

젠슨황 엔비디아 CEO 이미지 확대보기
젠슨황 엔비디아 CEO

엔비디아가 시간외거래에서 상승하고 잇다. 실적발표가 예상밖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AI 거품을 불식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엔비딩아 실적발표 후 7% 급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세계 시총 1위 기업 엔비디아가 또 사상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엔비디아는 자체 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증가해 사상 최대인 570억1천만 달러(약 83조4천억원)를 기록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뉴욕증시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전망치 549억2천만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6% 늘어나 사상 최대인 51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90%에 육박하는 규모다.

게임 부문은 43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났지만, 지난 분기와 견줘서는 1% 감소했다. 주당 순이익(EPS)은 1.3달러로, 역시 시장전망치 1.25달러를 넘어섰다. 엔비디아는 이런 성장세가 4분기(11월∼내년 1월)에도 이어져 매출액이 65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엔비디아가 계속해서 사상 최고 성과를 낸 데는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계속 이어지면서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아키텍처인 '블랙웰'의 높은 수요가 계속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블랙웰 판매량은 차트에 표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클라우드 GPU는 품절 상태"라며 "우리는 AI의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젠슨 황 CEO는 "AI 생태계는 급속히 확장 중이며 더 많은 새 모델 개발사, 더 많은 AI 스타트업이 다양한 산업과 국가에서 등장하고 있다"며 "AI는 모든 곳에 침투해 일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12월 4일 기준 주주들에게 주당 1센트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엔비디아 실적 발표 다음 날 주가가 평균 7.3% 급등했으며,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시총이 하루에만 3200억달러(약 468조원)가 요동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옵션 시장 분석회사인 옵션 리서치 & 테크놀로지 서비스(ORATS)의 데이터를 인용, 엔비디아 주가가 양방향으로 약 7%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동반 강세로 마감했다. 뉴욕증시는 그간 과도한 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 심리에 강세로 출발했지만, 장중 약세로 돌아서기도 하는 등 크게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인공지능(AI) 거품 논란 속 엔비디아의 실적에 대한 경계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12월 정책금리 인하 기대 후퇴가 증시에 변동성을 불어넣었다.

한국시간 2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장 마감 무렵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7.03포인트(0.10%) 오른 46,138.77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24.84포인트(0.38%) 상승한 6,642.16, 나스닥 종합지수는 131.38포인트(0.59%) 튄 22,564.23에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는 S&P 500지수는 5거래일, 나스닥은 3거래일 만에 강세로 마감했다. AI 대장주로 꼽히는 엔비디아는 2.99% 올랐다.
이날 현재 엔비디아의 시총은 약 4조6000억달러다. 7%면 3200억달러가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ORATS 데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12분기 동안 실적 발표 다음 날 주가가 평균 7.3% 상승했다. 매번 깜짝 실적을 발표, 주가가 7% 이상 급등했던 것이다.

엔비디아 실적…시장을 움직일 6가지 변수

AI(인공지능) 대장주 엔비디아가 실적을 발표했다. AI 버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며 그간 랠리를 주도해왔던 매그니피센트 7을 비롯한 기술주들이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실적은 오는 12월9~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까지 증시 흐름을 결정할 빅 이벤트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서 주목할 점은 크게 5가지다. 첫째, 지난 분기 실적과 이번 분기 매출액 가이던스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폭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3분기에 1.25달러의 조정 주당순이익(EPS)과 548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렸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계연도 4분기 매출액에 대해서는 620억달러를 가이던스로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시장에 엔비디아의 실적과 가이던스가 이 전망치에 미달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는 전혀 없다. 변수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얼마나 큰 폭으로 상회하느냐이다.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AI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신호로 기술주 전반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

엔비디아가 2027년 매출액 전망까지 제시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엔비디아는 공식적으로는 바로 다음 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만 제시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월 말 워싱턴 D.C.에서 열린 'GPU(그래픽 처리장치) 기술 컨퍼런스'(GTC)에서 현재 주력 AI 칩인 블랙웰과 차세대 AI 칩인 루빈 관련 매출만 올해와 내년에 5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2027년 매출액까지 윤곽을 드러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엔비디아가 2027년까지 실적 경로를 밝히며 AI 성장세에 대해 확신을 심어 준다면 최근 AI 버블 가능성에 불안해하는 투심이 안정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클라우드 사업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도 변수이다. 엔비디아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하이퍼스케일러의 매출 비중이 약 50%에 달한다. 최근 AMD가 엔비디아와 같은 양산형 AI 칩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고 브로드컴은 하이퍼스케일러는 물론 오픈AI와도 손잡고 맞춤형 AI 칩을 개발해 납품하면서 AI 칩 시장에 대한 엔비디아의 장악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하이퍼스케일러의 AI 자본지출이 큰 폭의 증가세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 하락은 고객 다변화라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되기보다 엔비디아의 시장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부정적 의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인 마이클 버리가 제기한 GPU 감가상각 기간에 대해 황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여부다. 버리는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플랫폼스, 오라클 등이 GPU를 비롯한 컴퓨팅 장비의 감가상각 기간을 3년에서 5~6년으로 늘렸다며 이는 이익을 부풀리기 위한 "사기"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3억달러의 컴퓨터 장비에 감가상각 기간을 3년으로 적용하면 매년 1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6년으로 적용하면 비용이 연간 5000만달러로 줄어든다. 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해당 연도의 이익은 늘어나게 된다. 엔비디아의 신형 AI 칩 주기가 거의 1~2년으로 짧아진 상황에서 주요 기술기업들의 감가상각 기간은 너무 길다는게 버리의 지적이다. 반면 엔비디아의 AI 칩인 A100은 2020년에 처음 도입됐는데 지금도 주요 클라우드에서 사용되고 있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감가상각 기간 연장에 문제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젠슨황 AI 산업 내에서 이뤄지는 이른바 순환거래에 대해 입장을 밝힐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순환거래란 엔비디아가 클라우드 회사나 AI 스타트업에 투자하면 이들 기업이 엔비디아의 GPU를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엔비디아는 18일 AI 챗봇 클로드의 개발사인 앤트로픽에 100억달러를 투자하고 앤트로픽은 엔비디아의 AI 칩을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앞서 지난 9월에는 오픈AI에 1000억달러를 투자하고 오픈AI는 엔비디아의 AI 칩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엔비디아는 AI 전용 클라우드 회사인 코어위브에 약 5%의 지분을 투자했으며 코어위브는 엔비디아의 AI 칩 고객이다.

이외에도 엔비디아는 AI 프로세서 협업을 위해 경쟁사인 인텔에 50억달러의 지분을 투자했고 차세대 6G 이동통신 기술 개발을 위해 노키아에도 10억달러를 투자했다.

다양한 기술기업들과의 투자 제휴에 대해 엔비디아가 어떤 설명을 내놓을지, 이 같은 투자가 AI 칩 수요를 인위적으로 늘리며 버블을 키우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어떤 반론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국 수출 재개 여부다. 엔비디아는 미중 사이의 무역 긴장관계로 인해 중국 수출이 거의 제로(0)로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관세에 대해 협상 타결을 이룬 만큼 엔비디아가 AI 칩을 다시 중국에 판매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중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회사들을 육성하며 엔비디아의 AI 칩 사용을 견제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황의 언급이 있을지 주목된다.

엔비디아 주가는18일 2.8% 하락한 181.36달러로 마감하며 지난 10월29일 기록한 고점 207.04달러 대비 12.4% 하락한 상태다. 고점 대비 주가 하락률이 10%를 넘으며 공식적으로 조정장에 진입했다.

나벨리에 &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인 루이 나벨리에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매그니피센트 7의 주가 하락으로 "지수가 큰 폭으로 움직였다"며 엔비디아의 실적은 "지금 이 상황을 되돌릴 수 있는 열쇠"라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컨퍼런스 콜이 기술주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월가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은 증시 매도세가 "조만간 가라앉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딥워터의 먼스터는 최근 엔비디아를 비롯해 AI 수혜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식었지만 AI의 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밝다며 엔비디아가 향후 2년간 높은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결국엔 AI 활용을 통한 수익성 창출이 입증될 것이란 의견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