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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붐, 메모리 시장 '혼란'… 일본 스타트업들 성장 기회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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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붐, 메모리 시장 '혼란'… 일본 스타트업들 성장 기회 포착

엔비디아 프로세서 수요 급증에 고성능 메모리 공급 부족 심화… 팬데믹 수준 혼란
Sakana AI, 튜링 등 일본 AI 스타트업, 대규모 투자 유치하며 존재감 부각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AI) 투자 호황이 전 세계 메모리 칩 시장에 심각한 혼란을 야기하며, 공급 부족 사태가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의 공급망 대란에 비견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의 AI 스타트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의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AI 컴퓨팅 파워에 대한 뜨거운 수요는 엔비디아(Nvidia)의 프로세서를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품 중 하나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 칩들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고급 메모리가 엄청나게 필요하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수요 급증은 특히 수년간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으로 고생해온 소규모 메모리 업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닛케이 아시아의 보도에 따르면, 이 붐에는 어두운 면도 존재한다. 칩 제조사들이 AI 응용을 위한 첨단 메모리를 급히 생산하면서, 기술 공급망의 다른 업체들은 스마트폰, PC 및 기타 기기에 충분한 메모리를 확보하는 데 점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소식통들은 메모리 칩 공급 병목 현상으로 인해 소비자 전자제품 가격 상승과 제품 출시가 빠르면 내년까지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일본 부품 공급업체의 한 임원은 "코로나 시기와 비슷한 느낌"이라며, "돈이 있어도 보급품은 구할 수 없어"라고 현 상황의 심각성을 토로했다.

메모리 시장의 혼란 속에서도 AI 투자 대상 탐색은 일본의 스타트업 시장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Sakana AI와 튜링(Turing)이 참여한 자금 조달 거래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튜링은 97억 7천만 엔(약 6,300만 달러)의 신규 지분 투자를 확보한 후 여러 주요 자동차 제조사와 완전 자율주행차 공동 개발을 논의 중이라고 CEO가 밝혔다.
2021년에 설립된 튜링은 카메라 이미지 정보 수집부터 운전 명령 발령까지 생성형 AI가 처리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자율주행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한편, 대형 언어 모델 개발사인 사카나 AI는 투자 라운드를 완료해 약 4천억 엔(약 26억 3천만 달러)에 달한 후 일본에서 가장 가치 있는 스타트업이 되었다.

이번 라운드는 작년 9월 시리즈 A 펀딩 라운드 때의 사카나 AI 평가를 거의 두 배로 늘리는 수준으로, 새로운 자금은 AI 모델 개발에 배정될 예정이다.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보안 우려도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 메모에서 인용된 정보에 따르면 알리바바(Alibaba)가 미국 내 목표물을 겨냥한 중국 군사 "작전"에 기술 지원을 제공했다고 전해졌다.

이 메모에는 백악관이 미국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하는 중국 단체가 인민해방군에 어떻게 능력을 공급하는지에 관한 기밀 해제된 "최고 기밀"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알리바바는 "당신 소스가 유출한 미국 정보에 근거한 주장들은 완전한 터무니없다"며 주장을 일축했지만, 이는 중국 클라우드 서비스, 인공지능, 그리고 베이징이 미국 내 민감한 데이터에 접근하고 악용하는 능력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백악관 메모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중국 정부와 인민해방군에 IP 주소, 와이파이 정보, 결제 기록 등 고객 데이터 접근과 다양한 AI 관련 서비스도 제공하며, 직원들이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소프트웨어 취약점인 '제로데이(zero-day)' 취약점에 대한 지식을 인민해방군에 전달했다고도 전했다.

한편, 동남아시아의 주요 라이드헤일링 업체인 GoTo와 Grab의 합병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 자체에서 이러한 가능성이 언급되었지만, 그랩(Grab) 사장 겸 COO인 알렉스 헝가테다(Alex Hungate)는 현재 그랩의 유기적 성장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거래의 기준이 "매우 높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