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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오 CEO “유럽 車 부품업계, 중국과 ‘다윈식 경쟁’…구조조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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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오 CEO “유럽 車 부품업계, 중국과 ‘다윈식 경쟁’…구조조정 불가피”

크리스토프 페리야 발레오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크리스토프 페리야 발레오 CEO. 사진=로이터

프랑스 자동차 부품업체 발레오의 크리스토프 페리야 최고경영자(CEO)가 유럽 자동차 부품산업이 중국 기업과의 경쟁 속에서 생존을 위한 ‘다윈식 진화’에 직면했다면서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며 그 여파로 유럽 내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페리야 CEO는 24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자동차 시장 둔화는 산업 전반에 걸쳐 끊임없는 최적화와 적응을 요구한다”며 “아직 구조조정은 끝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윈식 진화’는 적자생존 원칙에 따라 시장에서 살아남는 기업과 도태되는 기업이 자연스럽게 갈리는 과정을 뜻한다. 진화론에서 유래한 이 표현은 기업 경영에서는 기술 혁신, 비용 효율성, 글로벌 경쟁력 등에서 우위를 확보한 기업만이 살아남는 환경을 가리킨다.

◇ 2022년 이후 38곳 폐쇄…매출 하향에 구조조정비만 4억 유로

FT에 따르면 발레오는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전 세계 생산 거점 38곳을 폐쇄했고 같은 기간 신규 공장은 4곳에 불과하다.

또 2025년 매출 전망을 기존 275억 유로(약 4조6858억 원)에서 205억 유로(약 3조4931억 원)로 대폭 낮췄다.

발레오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구조조정에 4억 유로(약 6812억 원)를 투입했으며 2026년부터는 연간 1억 유로(약 1703억 원)를 추가로 배정할 계획이다. 이 구조조정 계획 발표 후 발레오 주가는 하루 만에 13% 급락했다.

◇ “EU가 업계 보호해야”…자동차 부품사 줄줄이 감원


페리야는 “유럽 시장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발레오의 미래 구조조정 대부분은 유럽 내에서 발생할 것”이라며 “시장 침체를 방치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유럽자동차부품협회도 “현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경우 2030년까지 최대 35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현재 발레오를 포함한 유럽의 부품사들은 다음달 10일로 예정된 유럽연합(EU)의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조치의 세부 조율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EU산 부품 의무 비중 도입, 2035년 목표 시점 조정 등의 완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 공급망 불안에 해외시장 공략 확대


페리야는 “최근 넥스페리아 사태처럼 네덜란드 정부의 통제 조치와 중국의 칩 수출 제한 등 공급망 불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면서도 “현재는 부품 공급이 가능하며 진정세로 접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은 세계 자동차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발레오 전체 매출의 15%가 중국에서 나온다”며 “중국뿐 아니라 미국과 인도에서도 사업 확대 기회를 찾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페리야는 미국의 퍼스트브랜드, 이탈리아의 마렐리 등 주요 기업들이 파산보호 신청에 들어간 상황을 언급하며 “전 세계 부품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발레오에는 오히려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