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휴머노이드, 도시·고속도로 사흘간 주파하며 기네스 기록
獨 뮌헨공대, 심해 폐기물 수거 자율주행 로봇 개발
"2050년 10억 로봇 시대 온다"… 노동 대체 넘어 환경 복원까지 영역 확장
獨 뮌헨공대, 심해 폐기물 수거 자율주행 로봇 개발
"2050년 10억 로봇 시대 온다"… 노동 대체 넘어 환경 복원까지 영역 확장
이미지 확대보기스트레이츠타임스와 CNN 등 주요 외신은 24일(현지시간) 중국 기업 에이지봇(AgiBot)의 휴머노이드가 세계 최장 거리 보행 기록을 세웠으며, 독일 뮌헨공과대학(TUM) 연구팀이 개발한 수중 로봇이 해양 오염 해결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고 각각 보도했다.
상하이 도심 가로지른 ‘철의 보행자’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로봇 기업 에이지봇이 개발한 휴머노이드 ‘A2’는 최근 인간의 개입 없이 100km가 넘는 거리를 완주하는 데 성공했다. 키 169cm의 이 로봇은 지난 10일 저녁 중국 쑤저우를 출발해 13일 상하이의 역사적 명소인 와이탄(Bund)에 도착했다.
기네스 세계 기록(Guinness World Records) 측은 A2가 총 106.286km를 걸었으며, 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기록한 최장 거리라고 지난 20일 공식 인증했다. 에이지봇이 공개한 영상에는 은색과 검은색이 섞인 A2가 자전거와 스쿠터가 오가는 도로 가장자리를 묵묵히 걷는 모습이 담겼다.
단순히 걷기만 한 것이 아니다. 에이지봇 측은 “A2가 다양한 노면 상태를 극복하고 교통 법규를 준수하며 완주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로봇의 보행 제어 기술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AI 기술이 실외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함을 증명한 사례다.
모건스탠리는 오는 2050년이면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이 10억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 역시 이 시장을 선점하고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8월 베이징에서는 세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 올림픽’이 열려 500여 대의 로봇이 농구부터 청소까지 다양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루기도 했다.
심해의 청소부, ‘스마트 그래플’
바다 속에서는 유럽연합(EU)의 자금 지원을 받은 ‘시클리어 2.0(SeaClear 2.0)’ 프로젝트가 성과를 내고 있다. 독일 뮌헨공과대학(TUM) 연구팀이 개발한 수중 로봇 ‘스마트 그래플(Smart Grapple)’이 그 주인공이다.
높이 115cm, 무게 120kg인 이 로봇은 자율 잠수 기능과 AI 시각 인식 기술을 결합했다. 탁한 물속에서도 음파 탐지기(소나)와 카메라를 이용해 쓰레기를 식별한다. 연구팀을 이끄는 스테판 소스노브스키 박사는 “학생들이 분류한 7500장이 넘는 수중 물체 이미지를 통해 신경망을 훈련시켰다”며 “로봇이 쓰레기와 자연물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마르세유 항구와 독일 함부르크 항구에서 진행한 시연에서 이 로봇은 자동차 시트부터 헝겊 손수건까지 다양한 쓰레기를 성공적으로 수거했다. 현재 원격 제어와 자율 주행을 병행하며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단계다.
노동 대체와 환경 복원, 다가오는 로봇 시대
이러한 기술 진보는 인류가 직면한 난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양 쓰레기는 심각한 환경 문제다. 지난 1950년부터 2020년까지 바다에 쌓인 플라스틱만 3200만 톤에 이르며, 별다른 조치가 없다면 오는 2040년에는 7600만 톤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시클리어 2.0 프로젝트의 바트 드 슈터 코디네이터는 “사람이 24시간 잠수할 수는 없지만, 로봇은 가능하다”며 “이 솔루션이 쓰레기 수거의 범위와 규모를 획기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2030년에서 2033년 사이에는 이 로봇들이 본격적으로 현장에 투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스노브스키 박사는 “로봇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계속해서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고 로봇이 건져내기만을 바랄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하지만 항만이나 생태 보호구역처럼 관리가 시급한 특정 지역에서는 로봇 시스템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육상에서는 인간을 닮은 로봇이 노동력을 대체할 준비를 마쳤고, 해저에서는 AI 로봇이 환경을 복원하는 임무를 시작했다. ‘10억 로봇 시대’를 향한 기술 경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