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본사 '지급보증' 승부수…유동성 위기 선제 방어
수출입은행 빚, 현지 KB가 떠안아…'이자 부담' 덜고 재무 숨통
수출입은행 빚, 현지 KB가 떠안아…'이자 부담' 덜고 재무 숨통
이미지 확대보기KB와 손잡고 '빚 다이어트'
25일(현지시각) 현지 언론 스와(SWA)와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BEI) 공시에 따르면, BLTZ는 지난 21일 자로 KB뱅크와 기존 신용 공여 약정에 대한 '제2차 변경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딜의 핵심은 '부채 축소'와 '만기 연장'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우선 BLTZ는 기존 1400억 루피아(약 122억 원) 규모였던 신용 한도를 1200억 루피아(약 105억 원)로 200억 루피아(약 17억 원) 하향 조정했다. 이는 회사 측이 KB뱅크에 200억 루피아(약 17억 원)를 조기 상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현금 흐름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도 빚을 일부 갚아 이자 비용을 줄이겠다는 '재무적 의지'를 시장에 던진 셈이다.
더욱 결정적인 것은 만기다. 당초 상환 압박이 코앞으로 다가왔던 해당 차입금의 만기를 2026년 12월 5일까지로 1년 이상 늦췄다. BLTZ는 현재 인도네시아 거래소 규정에 따라 펀더멘털 이슈가 있는 기업들이 속하는 '특별 모니터링 보드'에 등재된 상태다. 통상 이런 '관리 종목'은 금융권의 대출 연장이 거부되거나 살인적인 금리가 적용되는 것이 불문율이다. 그럼에도 1년이라는 시간을 번 것은 현지 금융권 내 '한국계 네트워크'의 공조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수출입은행 빚, KB로 '환승'…전략적 선택
이번 1200억 루피아(약 105억 원) 대출의 내막을 뜯어보면 흥미로운 지점이 발견된다. 로작산 리노타(Rozaksan Rinota I) BLTZ 공시책임자는 이번 대출의 목적을 "한국수출입은행(KEXIM) 채무를 KB뱅크가 인수(Take Over)하기 위함"이라고 명시했다.
이른바 '대환 대출'이다. 기존 한국 정책금융기관(수출입은행)에 묶여 있던 외화 채무를, 인도네시아 현지 영업망을 가진 KB뱅크로 일원화했다. 이를 통해 현지 통화(루피아) 중심의 자금 운용 효율성을 높이고 환리스크를 관리하려는 포석이다. KB뱅크 입장에서도 확실한 담보가 있는 우량 대출 자산을 한국계 기업으로부터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졌다.
여기에 900억 루피아(약 78억 원) 규모의 별도 운전자금 대출 역시 2025년 11월 25일까지 만기를 1년 연장했다. 2022년 최초 개설 이후 매년 갱신해 온 이 '마이너스 통장'을 유지함으로써, BLTZ는 극장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와 판관비 등 필수 비용을 충당할 현금 창구를 지켜냈다.
믿을 건 본사뿐…CJ '보증' 결정타
재무 상태가 위태로운 BLTZ가 이처럼 유리한 조건으로 차입 구조를 짤 수 있었던 배경에는 모기업 'CJ CGV 본사'의 등판이 있었다. 공시에 따르면 이번 신용 공여의 담보(Security)는 CJ CGV가 제공하는 '법인 지급보증(Corporate Guarantee)'이다.
이는 BLTZ가 자체 신용만으로는 현지 금융시장에서 장기 저리 자금을 조달하기엔 역부족임을 시인하는 대목이다. 동시에 CJ 그룹 차원에서 인도네시아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전략적 요충지'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본사가 연대 보증의 리스크를 지면서까지 현지 법인의 유동성을 틀어막은 것은,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는 동남아 시장 선점을 위해선 BLTZ의 생존이 필수불가결하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주가는 '요지부동'…실적이 관건
대규모 리파이낸싱 성공 소식에도 시장 반응은 차갑다. 25일 오전장 기준 BLTZ의 주가는 2890루피아 선에 머물렀으며, 거래량은 고작 300주에 불과했다. 시가총액 2조 5300억 루피아(약 2218억 원) 기업치고는 '거래 절벽' 수준이다.
이는 BLTZ가 안고 있는 '특별 모니터링' 대상이라는 구조적 리스크와, 넷플릭스 등 OTT 공세 속에서 극장 산업의 수익성 회복이 더디다는 투자자들의 불신이 반영된 결과다. 현재 BLTZ는 인도네시아 전역에 71개 극장을 운영하며 고군분투 중이다.
로작산 리노타 공시책임자는 "이번 거래가 회사 재무 상태에 부정적 영향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은 '만기 연장' 이상의 '숫자'를 요구하고 있다. KB뱅크라는 우군과 CJ 본사의 보증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2026년까지 남은 시간 동안 스스로 돈을 벌어 갚을 수 있는 '자생력'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이번 딜은 그저 빚 독촉을 잠시 미룬 미봉책에 그칠 공산이 크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2026 대전망] 혁신·포용의 'K-AI시티' 전환](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setimgmake.php?w=270&h=173&m=1&simg=2025121516594408240c35228d2f510625224987.jpg)





![[특징주] 고려아연, 4.87% 상승…"미국 남동부 제련소 건립 추진...](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setimgmake.php?w=80&h=60&m=1&simg=2025121516540603149edf69f862c118235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