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잉여현금흐름 970억 달러 전망... 구글 추월한 자금력이 최대 해자(Moat)
국내 전문가 "빅테크 락인(Lock-in) 길어질수록 한국 HBM 독점 체제 유리"
국내 전문가 "빅테크 락인(Lock-in) 길어질수록 한국 HBM 독점 체제 유리"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지난 25일(현지시각) 이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엔비디아의 막강한 현금 동원력이 경쟁사들의 추격을 따돌리는 핵심 무기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쩐의 전쟁'으로 번진 AI 칩 패권 다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연말을 앞두고 엔비디아의 차기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디인포메이션은 이날 보도에서 엔비디아가 조만간 메타 플랫폼에 수십억 달러(수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자금 지원이 아니라, 메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을 계속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조건부 계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관측은 구글의 공격적인 행보와 맞물려 있다.
앞서 지난 24일 구글이 메타를 비롯한 주요 빅테크 기업들에 자사가 개발한 특수 AI 칩 사용을 제안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여파로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25일 장중 한때 7%까지 급락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투자자들은 오픈AI(OpenAI)의 챗GPT 출시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한 엔비디아가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스(AMD), 그로큐(Groq), 구글 등 경쟁사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에 대응해 압도적인 이익률을 무기로 고객을 묶어두는 '벤더 파이낸싱(Vendor Financing)'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고객사가 칩 구매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돕거나, 직접 투자를 통해 자사 생태계에서 이탈하지 못하도록 막는 방식을 택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오픈AI가 구글 칩 도입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오픈AI에 최대 1000억 달러(약 146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며 승부수를 던지기도 했다.
"너의 마진은 나의 기회"... 뒤바뀐 자금력 지도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과거 "당신의 마진은 나의 기회"라며 고마진 기업을 공격했지만, 엔비디아는 오히려 그 높은 마진을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총이익률은 약 73%에 이른다. 이는 주요 경쟁사인 AMD보다 20%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경쟁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공세에 나서더라도, 엔비디아는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고객사에 금융 혜택을 제공하며 방어막을 칠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엔비디아의 현금 창출 능력이 구글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을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구글의 잉여현금흐름(FCF)이 지난해보다 11% 줄어든 650억 달러(약 95조 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엔비디아의 잉여현금흐름은 59% 급증해 970억 달러(약 141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반(反) 엔비디아 동맹'의 균열과 한국 반도체의 기회
반도체 산업 전문가들은 이번 이슈가 '반(反) 엔비디아 전선'의 균열을 예고한다고 분석한다. 실리콘밸리의 한 반도체 전문가는 "엔비디아가 막대한 현금을 무기로 주요 고객사(메타, 오픈AI, 앤스로픽)에 지분을 투자하며 '락인(Lock-in) 효과'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는 자체 칩 개발을 통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던 빅테크들의 계획을 지연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흐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이 공고해질수록, 엔비디아 GPU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수요 독점 구조도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빅테크들이 자체 칩(ASIC) 비중을 늘리면 HBM 공급처가 다변화될 수 있지만, 엔비디아가 생태계를 장악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한국 기업들은 '엔비디아 공급망' 안에서의 품질 경쟁에 더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단순한 기술적 우위뿐만 아니라, 이들이 구축한 '자본의 해자(Moat)'에 주목해야 한다. 정보기술 업계 관계자는 "하드웨어 성능 경쟁을 넘어, 생태계 자체를 돈으로 사버리는 엔비디아의 전략이 통하는 한 주가 조정은 일시적일 수 있다"면서도 "다만 70%가 넘는 이익률이 언제까지 유지될지가 향후 주가 향방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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