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88대·포르투갈 36대·스페인 57대 구매 취소…록히드마틴 수주 절벽, 스웨덴 그리펜에 시장 내줘
이미지 확대보기포르투갈 36대 계약 백지화…"트럼프 신뢰할 수 없다"
포르투갈은 지난 3월 F-16 대체용 F-35 최대 36대 구매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포르투갈 공군이 F-35 도입을 권고했지만 누노 멜루 당시 국방장관은 포르투갈 매체 퍼블리쿠와 인터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맥락에서 최근 미국 입장을 고려할 때 예측 가능성이라는 동맹국의 가장 큰 자산을 고려해야 한다"며 "세계가 변했고, 이 동맹국은 사용과 유지보수, 부품, 작전 가능성 확보 등 모든 측면에서 제약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스페인 57대 10조 원 계약 파기…나토 국방비 갈등 직격탄
스페인은 올해 8월 해리어II와 호넷 함대 교체를 위한 F-35A 4550대, F-35B 1215대 구매 예산 62억5000만 유로(약 10조5000억 원)를 취소했다. 마드리드와 트럼프 간 나토 국방비 지출을 놓고 공개 충돌이 벌어진 직후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나토 회원국에 국내총생산(GDP) 5% 국방비 지출을 요구했지만 스페인은 2%만 약속한 상태다.
캐나다 700억 캐나다 달러 계약 재검토…스웨덴 "1만 개 일자리" 공세
가장 큰 타격은 캐나다다. 아미리코그니션은 지난 25일 캐나다가 F-35A 88대 구매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3년 저스틴 트뤼도 당시 총리가 승인한 700억 캐나다 달러(약 72조5300억 원) 규모 계약이다.
스웨덴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칼 16세 구스타프 국왕이 오타와를 국빈 방문한 기간 스웨덴 정부와 사브 경영진은 그리펜-E 또는 F형을 캐나다에서 현지 조립하고 연구개발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제안을 내놨다. 사브 경영진은 3~5년간 9000~1만 개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 장관은 이번 주 오타와에서 기자들에게 "F-35 계약에서 충분한 일자리 창출과 산업 이익이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1만 개 일자리는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말했다.
인도 5세대 전투기 시장, 50% 관세에 러시아로 선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면 뉴델리는 중국, 잠재적으로는 파키스탄과 능력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F-35 구매를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에 50% 관세를 부과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F-35는 선택지에서 제외됐고 러시아 Su-57만 경쟁자로 남았다.
보엔노예델로는 지난 25일 내셔널인터레스트 칼럼니스트 브랜든 웨이커트를 인용해 인도의 선진중형전투기(AMCA) 프로그램이 10년 개발 주기를 목표로 하지만 인도는 여전히 선진 엔진과 핵심 복합소재를 포함한 여러 기반 기술이 부족해 이 일정을 맞추기 어렵다고 전했다. 웨이커트는 "진짜 경쟁은 더 이상 AMCA 자체가 아니라 러시아와 미국, Su-57과 F-35 사이 직접 대결"이라며 "인도가 궁극적으로 어느 쪽을 선택하든 약 50년간 그 파트너와 결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도 테자스 추락에 아르메니아 12억 달러 협상 중단
인도 방산 수출 전략에도 타격이 가해졌다. 디펜스히어는 지난 25일 아르메니아가 두바이 에어쇼에서 발생한 치명적 추락 사고 이후 인도 테자스 경전투기 구매 협상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공군 나만쉬 시알 중령이 곡예비행 중 단발 엔진 전투기가 추락해 사망했다. 조사관들은 아직 사고가 조종사 실수인지 기술 결함인지 판단하지 못했다. 아르메니아는 뉴델리 및 힌두스탄에어로노틱스(HAL)와 약 12억 달러(약 1조 7,500억 원) 규모 테자스 12대 구매를 논의해왔다. 이 계약은 1980년대부터 MiG-21 함대를 교체하기 위해 개발한 전투기의 첫 수출이 될 예정이었다.
유럽 차세대 전투기도 파열음…독일 "연내 합의 없으면 철수"
유럽 자체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도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유라시안타임스는 지난 25일 독일과 프랑스가 1000억 유로(약 168조 원) 규모 미래전투항공체계(FCAS) 프로그램 축소를 논의 중이며 차세대전투기(NGF) 공동 개발 계획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독일과 프랑스는 주요 계약업체인 에어버스와 다쏘에비에이션에 12월 중순까지 해결책을 찾으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관련 기업 최고경영자들은 12월 18일까지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양국은 차세대전투기 개발 대신 전투기와 드론, 센서를 연결하는 '컴뱃 클라우드' 개발에만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독일 공군 홀거 노이만 중장은 최근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우리에게는 영국·이탈리아·일본과 함께하는 매우 야심찬 6세대 프로그램인 차세대전투기협력프로그램(GCAP)이 있고, F-35가 있다"며 "F-35만으로 미래 모든 필요를 충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착각"이라고 말했다. 베를린이 FCAS가 무산되면 GCAP 참여를 선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지난 10월 "올해 말까지 결정이 나와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플러그를 뽑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주에는 "프로젝트를 계속할지, 어떻게 계속할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방산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글로벌 전투기 시장 판도를 근본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역설적으로 미국 방산업체 수출에 치명타를 가하면서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대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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