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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순이민자, 20만명대로 급감…노동당 정부, 이민 억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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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순이민자, 20만명대로 급감…노동당 정부, 이민 억제 본격화

지난 2018년 9월 3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 입국장에 설치된 입국심사대 안내판 앞에서 입국자들이 절차를 밟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8년 9월 3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 입국장에 설치된 입국심사대 안내판 앞에서 입국자들이 절차를 밟고 있다. 사진=로이터

영국의 장기 순이민자가 1년 만에 3분의 2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당에 이어 노동당 정부도 고용·유학 비자 기준을 강화하면서 비유럽연합(EU) 국적자의 유입이 급감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2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통계청은 지난 2023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년간 순이민자가 20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의 64만9000명과 비교해 약 68% 감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취업 목적 비EU 이민은 61% 줄었고 유학 이민도 25% 감소했다. 이는 2024년 1월부터 시행된 ‘유학생 가족 동반 금지’ 조치와 4월 숙련 노동자 비자의 소득 기준 강화 조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현재 노동당 정부는 보수당의 기존 이민 제한 기조를 계승하는 한편, 우파 포퓰리스트 정당인 개혁당의 지지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보다 강경한 정책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특히 요양보호사를 통한 취업 비자 발급은 지난 7월부터 사실상 중단됐다. 또 숙련 노동자 비자의 최소 연봉 기준도 4만1700파운드(약 6120만 원)로 인상됐다.

샤바나 마흐무드 영국 내무부 장관은 “이민 속도와 규모는 지역사회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며 “정부는 훨씬 더 강력한 제한 조치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달 초 추가 조치도 내놨다. 난민 지위는 ‘임시 체류’로 바꾸고 불법 입국자의 신속 추방 절차를 도입했으며 특정 직군의 정착 자격 취득 기간도 기존보다 두 배로 늘려 10년으로 강화했다.

앞서 영국 통계청은 2023년 3월까지의 순이민자 수가 94만4000명으로 기존 추정보다 많았다고 수정 발표한 바 있다. 이후 2024년에는 34만5000명으로 줄었고 이번 발표에선 20만4000명 수준까지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이민 문제가 영국의 핵심 현안으로 꼽히고 있다. 정책연구기관 브리티시 퓨처는 “이민 축소를 가장 강하게 원하는 층일수록 실제로 이민자 수가 줄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