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양자 기업 '멀티버스', 독자 기술로 딥시크 R1 검열 무력화 성공
텐서 네트워크 기술로 불필요한 파라미터 55% 제거…"효율성과 자유, 두 마리 토끼 잡았다"
텐서 네트워크 기술로 불필요한 파라미터 55% 제거…"효율성과 자유, 두 마리 토끼 잡았다"
이미지 확대보기중국의 'AI 굴기'를 상징하는 거대언어모델(LLM) '딥시크(DeepSeek)'가 서방의 양자 컴퓨팅 기술을 만나 정치적 족쇄를 풀었다. 스페인의 한 기술 스타트업이 딥시크의 핵심 알고리즘에 개입해 중국 당국의 '사상 검열' 필터를 제거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모델의 크기를 절반 이하로 줄이면서도 성능을 온전하게 유지해, 전 세계 AI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업계에 '초고효율 경량화'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텐안먼·곰돌이 푸…금기어 뚫린 '홍색 AI'
28일(현지 시각) 미국 기술 전문 매체 퓨처리즘(Futurism)과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스페인의 양자 컴퓨팅 기업 '멀티버스(Multiverse)' 연구진은 최근 딥시크의 최신 모델 'R1'을 해킹(modification)해 재설계했다고 밝혔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중국산 원본 R1은 '1989년 텐안먼(천안문) 사태'나 시진핑 국가주석을 풍자하는 '곰돌이 푸(Winnie-the-Pooh)' 같은 질문에 대해 답변을 거부하거나 중국 공산당의 선전 문구만을 반복했다. 하지만 멀티버스가 개조한 모델은 달랐다. "시진핑의 헌법 개정이 권력에 미치는 영향"을 묻자, "권력 집중의 위험성"과 "장기 집권의 폐해"를 논리적으로 분석해 답변했다. 사상 통제라는 소프트웨어적 족쇄가 외부 기술에 의해 완전히 무력화된 것이다.
핵심은 '정치'가 아니라 '압축 기술'이다
업계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지점은 단순히 검열을 뚫었다는 사실이 아니다. 멀티버스가 적용한 '컴패티프AI(CompatifAI)'라는 독자적인 압축 기술의 효율성이다.
연구진은 양자 물리학에서 활용되는 '텐서 네트워크(tensor networks)' 기술을 LLM에 적용했다. 이는 방대한 데이터 세트의 연결 구조(Grid)를 수학적으로 정밀 분석해, 모델의 전체 성능에 기여도가 낮은 '잉여 파라미터'를 찾아내 제거하는 방식이다. 마치 조각가가 불필요한 돌을 깎아내 조각상을 완성하듯, 연구진은 딥시크 R1에서 '검열'과 같은 특정 학습 행동을 담당하는 파라미터들을 포함해 전체 용량의 55%를 도려냈다.
통상적으로 AI 모델의 사이즈를 줄이면(Quantization/Pruning) 지능과 정확도가 떨어지는 '성능 열화'가 발생한다. 딥시크 측도 자체적으로 경량화 버전(Distilled versions)을 내놨지만 원본 성능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멀티버스 측은 "양자 기술 기반의 텐서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확도 손실을 최소화(minimal accuracy loss)하면서 획기적인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검열 필터 제거는 이 정밀한 압축 기술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특정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술적 시연(Demo)'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1조 달러 쇼크' 딥시크, 더 가벼워진 칼날
이번 멀티버스의 성과는 딥시크가 가진 '효율성'의 잠재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모델 크기가 55% 줄어든다는 것은, 같은 성능을 내는 데 필요한 메모리와 전력 소모량이 절반으로 준다는 뜻이다. 이는 천문학적인 AI 구동 비용으로 골머리를 앓는 빅테크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퓨처리즘의 빅터 탱거만 기자는 "검열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았을 때, AI는 훨씬 더 효율적일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데이터 오염이라는 근본적 한계는 여전
물론 한계는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출력단의 필터는 제거했지만, 학습 데이터(Training Data) 자체가 오염됐을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딥시크는 중국의 검열된 인터넷 환경에서 데이터를 긁어모아 학습했다. 입력된 정보 자체가 편향되어 있다면, 아무리 필터를 걷어내도 완벽하게 객관적인 답변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른바 'Garbage in, Garbage out(쓰레기가 들어가면 쓰레기가 나온다)'의 원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해킹'은 글로벌 오픈소스 AI 생태계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중국이 만든 '가성비 최고의 엔진'에, 서방이 만든 '자유로운 핸들'을 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검열 없는 고효율 AI'의 등장은 향후 오픈소스 모델 진영과 폐쇄형 모델(OpenAI, 구글 등) 진영 간의 경쟁을 더욱 가속할 전망이다. 기술은 이념을 넘어서고 있으며, 그 속도는 1990년대가 아닌 '양자적 속도'로 빨라지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