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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유튜브는 로블록스"... 월가 "50% 저평가, 지금이 매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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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유튜브는 로블록스"... 월가 "50% 저평가, 지금이 매수 기회"

美 배런스 "단순 게임사 아닌 플랫폼 진화... 목표가 142달러"
일 이용자 1.5억명 슈퍼볼급 트래픽... '예약' 매출 66억달러 급증
로블록스(Roblox)가 단순한 비디오 게임 제작사를 넘어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고 배포하는 '게임 업계의 유튜브'로 진화하고 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로블록스(Roblox)가 단순한 비디오 게임 제작사를 넘어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고 배포하는 '게임 업계의 유튜브'로 진화하고 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로블록스(Roblox)가 단순한 비디오 게임 제작사를 넘어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고 배포하는 '게임 업계의 유튜브'로 진화하면서, 강력한 플랫폼 생태계와 현금 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현재 주가 대비 50% 이상 상승할 잠재력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지난 26(현지시각) 로블록스가 게임 개발의 민주화를 통해 거대한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러한 플랫폼 가치가 시장에서 저평가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블록스는 지난 25일 종가 기준 91.07달러(133800)에 거래를 마쳤으나, 월가 일각에서는 목표 주가를 142달러(208600)까지 제시하며 50% 이상의 상승 여력을 점치고 있다.

'게임판 유튜브'로 구조적 전환... 개발의 민주화


로블록스의 핵심 경쟁력은 '유튜브 모델'의 이식이다. 유튜브가 고가 장비 없이 누구나 영상을 찍어 올리는 시대를 열었듯, 로블록스는 수백억 원의 자본 없이도 누구나 게임을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마누엘 브론스타인 로블록스 고문(CPO)은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유튜브가 비디오 산업에 가져온 혁신을 생각해 보라""우리는 게임 산업에서 똑같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대형 게임사 테이크투 인터랙티브(Take-Two)가 수천억 원을 들여 10년 넘게 'GTA' 후속작을 개발하며 출시 지연에 시달리는 동안, 로블록스에서는 10대 개발자가 만든 게임이 시장을 장악했다. 최근 인기를 끈 '스틸 어 브레인롯(Steal a Brainrot)'은 지난 5월 출시 이후 6개월 만에 420억 회 이용(플레이) 횟수를 기록했고, 9월에는 동시 접속자 2500만 명을 달성했다. 이는 로블록스가 단순한 게임 공급자가 아니라 거대한 배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일일 사용자 15천만 명... 슈퍼볼 맞먹는 트래픽


사용자 지표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지난 3분기 기준 로블록스의 일일 활성 사용자(DAU)15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 시청자 수와 맞먹는 규모다. 특히 사용자의 44%16세 이상으로 나타나, 주 이용층이 어린이에서 청소년 및 성인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게임 스튜디오 슈퍼소셜(Supersocial)의 요나탄 라즈-프리드먼 개발자는 "상위 100개 인기 게임 중 기존 모바일 게임사의 기획을 통과할 만한 것은 거의 없다""이는 전적으로 로블록스 생태계 내에서 자라난 개발자들이 만든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예약(Bookings)' 52% 급증... 진짜 현금 흐름을 봐라


재무제표상 로블록스는 적자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로블록스의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회계상 수치인 '순이익'보다는 실제 회사로 유입되는 현금인 '예약(Bookings)''잉여현금흐름(FCF)'에 주목해야 한다.

'착시 효과'를 걷어내면 보이는 현금 창출력을 보면, 지난 3분기 매출 14억 달러(2조 원)25600만 달러(3761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하지만 월가 전문가들은 회계상 매출보다 실질적인 현금 흐름을 보여주는 '예약(Bookings)' 지표에 주목한다. 로블록스는 사용자가 가상 화폐 '로벅스(Robux)'를 구매할 때 매출이 발생하지만, 회계 원칙상 이를 사용자 수명 주기(2)에 걸쳐 나누어 인식한다. 이 때문에 장부상으로는 손실이 나지만, 실제 현금은 넉넉히 들어오는 구조다.

또한, 팬데믹 특수를 넘어선 구조적 성장을 향해 나가고 있다. 2022년 이후 예약 규모가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최근 2개 분기 동안 예약 성장률이 각각 51%, 70%를 기록한 것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플랫폼 자체가 구조적으로 확장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특히, 2022년 당시 시장의 우려를 낳았던 막대한 인프라 및 안전 관련 투자는 현재 15천만 명의 일일 사용자를 감당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비용 증가율보다 예약(매출) 증가율이 훨씬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영업 레버리지(매출 증가가 이익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가 본격화되는 구간에 진입했다.

지난해 로블록스의 예약 규모는 44억 달러(64600억 원)였으며, 올해는 이보다 52% 급증한 66억 달러(969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3분기 잉여현금흐름(FCF)44400만 달러(6500억 원)를 기록해 성장 단계의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 건실한 체력을 입증했다.

안전 투자 비용과 규제 리스크는 과제


성장의 이면에는 안전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아동·청소년 비중이 높은 플랫폼 특성상 부적절한 콘텐츠나 성인 포식자(predator) 문제는 심각한 리스크다. 이미 미국 3개 주 검찰총장이 로블록스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으며, 공매도 투자자들은 이를 근거로 주가 하락을 베팅하기도 했다.

로블록스는 이에 대응해 안전 시스템 구축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맷 카우프만 최고안전책임자(CSO)"학교나 놀이터보다 더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AI 연령 추정 시스템 도입 등 올해만 수백 가지 안전 기능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투자는 단기적으로 이익률을 훼손할 수 있지만, 장기적 생존을 위해 필수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메타버스 넘어선 실체적 가치... 목표가 142달러


시장은 로블록스를 여전히 '일회성 히트 게임의 집합체'로 오해하고 있다. 현재 주가는 향후 12개월 예상 예약액의 약 8배 수준에서 거래된다. 이는 성장성이 낮은 기존 게임사(EA )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투자 전문가들은 로블록스의 플랫폼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클레이 그리핀 모펫네이선슨 애널리스트는 "로블록스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2030년의 기업 가치는 지금과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투자사 베일리 기포드의 데이브 부즈노프스키 매니저는 로블록스를 "미디어 소비 패턴이 소셜과 사용자 제작 방식으로 이동하는 거대한 구조적 변화의 중심"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게임 내 광고 시장까지 열린다면 추가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배런스는 "메타(페이스북)가 그토록 원했던 메타버스의 비전을 로블록스는 이미 실현했다""투자자들이 회사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되면 주가는 지난 9월 고점인 142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