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가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A320 계열 여객기 6000대에 대한 긴급 소프트웨어 리콜을 단행하면서 전세계 주요 항공사들이 지난 주말 사이 일제히 점검과 수정을 진행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와 맞물리며 항공 대란이 우려됐지만 상당수 항공사의 신속 대응 덕분에 대규모 항공편 취소 사태는 피할 수 있었다고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 10명 부상 부른 ‘고도 급강하’ 사고가 불러온 리콜
사태의 시작은 지난 10월 30일 미국 제트블루 항공편에서 발생한 기수의 예상치 못한 급강하 사고였다. 멕시코 칸쿤에서 뉴저지 뉴어크로 향하던 A320 여객기는 착륙 직전 기체가 급강하하며 승객 10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유럽 항공사고조사국 등 조사 결과 비행 제어 소프트웨어의 버그 가능성이 지목되면서 에어버스는 전면 점검에 나섰다.
◇ 항공사들은 ‘주말 정비 전력’으로 위기 봉합
에어버스는 각 항공사에 “해당 기체는 즉시 운항 중단 후 소프트웨어를 과거 안정 버전으로 복귀하라”고 지시했고 일부 구형 기체에는 하드웨어 교체까지 요구했다. 항공사들은 즉각 정비에 돌입했고 2~3시간씩 업데이트 작업을 벌이며 공항에 기체를 묶어 두었다.
추수감사절이 절정이던 미국에서도 주요 항공사들은 비교적 차분히 대응했다. 미국 교통부는 대부분 항공사가 리콜 대상 항공기를 일요일 자정까지 점검 완료할 예정이라며 “대규모 항공 대란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일부 항공사는 항공편 취소를 했지만 대다수 항공편은 정상 운항됐다.
일본의 ANA는 하루 95편 취소, 한국 항공사들도 해당 보유 항공기 점검 계획을 밝히는 등 지역별로 희비가 갈렸다. 국내에서는 42대가 대상인 것으로 파악되며 국토교통부는 대부분 정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 ‘디지털 항공기의 그림자’…"제어 시스템도 자연 앞에선 취약"
이번 리콜 사태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항공 안전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그 소프트웨어가 우주 방사선 같은 자연환경의 변수에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디지털 항공 시대의 새로운 위험이 무엇인지를 경고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