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푸틴 방문중 러시아 Su-57·S-500 구매 논의…아시아 방산시장 한·러·서방 3파전
FA-50 24대 성공에 이어 4.5세대 전투기 수출 본격화…대당 1억 1000만달러로 F-35 절반 가격
FA-50 24대 성공에 이어 4.5세대 전투기 수출 본격화…대당 1억 1000만달러로 F-35 절반 가격
이미지 확대보기KAI 관계자는 필리핀스타와 인터뷰에서 필리핀 국방부 및 공군과 4.5세대 전투기 KF-21 구매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KF-21은 준스텔스 기능과 첨단 항공전자 장비, 능동전자주사배열(AESA) 레이더를 탑재한 쌍발 엔진 다목적 항공기로, 최종 조립과 시험평가 단계를 거쳐 내년 중반 한국 공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필리핀, KF-21 보라매 20대 구매 본격 협의…"FA-50 성공 경험 발판"
KAI는 이 전투기를 미국 록히드마틴의 5세대 스텔스기 F-35보다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KAI 관계자는 "필리핀의 지리 여건과 안보 환경을 고려하면 방공식별구역(ADIZ) 방어에 최소 FA-50 40대와 KF-21 20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필리핀은 2015년 11월 FA-50 경전투기 2대를 처음 도입한 이후 2017년까지 총 12대를 전력화했다. 올해 6월에는 업그레이드된 FA-50 12대를 추가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규모는 189억 페소(약 4730억 원)에 이른다. 이 기종들은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인도된다.
KAI 측은 FA-50 운용 경험이 축적된 필리핀 공군 조종사들이 같은 제작사인 KF-21로 전환하기 쉽고, 국영 힌두스탄항공이 러시아제 항공기 정비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필리핀 팜팡가주 클라크 공군기지나 바사 공군기지에 MRO 시설을 설립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다만 이 시설이 경제성을 갖추려면 충분한 항공기 물량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KAI는 설명했다.
필리핀과 한국은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윤석열 당시 한국 대통령은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으며, 국방·해양 안보·초국가적 범죄 예방·인프라 개발 분야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인도, 푸틴 방문 계기 Su-57·S-500 구매 타진…"전력 공백 메우기"
인도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번 주 방문을 계기로 러시아제 전투기와 미사일 방어체계 구매 논의에 나선다고 블룸버그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와 러시아는 '특별 특권 전략 동반자 관계'에 따라 Su-57 전투기와 S-500 차세대 미사일 방어체계 구매를 논의할 예정이다. 소식통들은 익명을 요구하며 이같이 전했다. 러시아와 무기 거래가 성사되면 미국과 무역 협상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인도의 러시아산 무기 구매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지난 4년간 러시아산 무기 구매가 크게 감소했음에도 러시아는 여전히 인도 최대 군사 장비 공급국이다. 라제시 쿠마르 싱 인도 국방차관은 지난 금요일 "인도와 러시아의 국방 협력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당분간 중단할 계획이 없다"며 "인도는 러시아와 미국 모두에서 국방 장비를 계속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는 현재 200대 이상의 러시아제 전투기와 여러 대대의 S-400 방공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이들 장비는 지난 5월 파키스탄과 4일간 벌어진 군사 충돌에서 사용됐다. 인도 공군은 전투기 부족 상태이며, 군 당국은 정부에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러시아제 차세대 전투기 추가 구매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인도 공군 조종사들이 차세대 러시아 전투기로 전환하기 쉽고, 국영 힌두스탄항공이 러시아제 항공기 정비와 유지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Su-57 전투기에 탑재된 장거리 미사일은 인도에 추가적인 원거리 타격 능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푸틴 방문 기간 중 러시아 군사 장비 구매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이미지 확대보기아시아 방산시장, 한국·러·서방 3파전…트럼프 정책 변수 부상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전투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필리핀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는 KF-21 외에도 스웨덴 사브의 JAS 39 그리펜, 미국 록히드마틴의 F-16, 프랑스 다소의 라팔, 유럽 공동 개발 유로파이터 타이푼 등이 경쟁 중이다.
방산업계에서는 한국산 무기가 서방 제조사 대비 저렴한 가격, 우수한 성능, 신속한 인도, 유연한 기술 이전 조건을 앞세워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한다. KF-21의 대당 가격은 약 1억 1000만 달러(약 1610억 원)로, 라팔(약 2억 2500만 달러, 약 3300억 원)이나 F-35(약 2억 240만 달러, 약 2970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KF-21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F414 엔진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에 따른 수출 통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제약 요인으로 지적된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는 이러한 제약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미국 동맹국 이외 국가와 거래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2035년까지 추력 1만 5000~2만 4000파운드급 국산 엔진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 엔진이 개발되면 미국의 수출 제한에서 벗어나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도 주요 변수다.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와 러시아 간 무기 거래 축소를 압박하고 있어, 인도의 러시아산 무기 구매가 미국과 무역 협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싱가포르 FACTS 아시아의 빈센트 카일 파라다 연구원은 "이 지역에서 진행 중인 군사 현대화 프로그램으로 촉발된 무기 수요가 한국 방위산업에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며 "한국 무기는 서방 제조사보다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신뢰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지리적으로 가까워 기술 이전을 포함한 상당한 사후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AI는 2032년까지 총 120대의 KF-21을 생산해 한국 공군에 인도할 계획이다. 필리핀 외에도 말레이시아,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페루 등이 잠재 구매국으로 거론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