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노동자 숙련도 문제없다"…'수율 쇼크' 우려 불식시키고 기술력 과시
"장비를 아기처럼 돌보는 문화 정착"…1650억 달러 투입해 3나노 팹 가동 속도전
"장비를 아기처럼 돌보는 문화 정착"…1650억 달러 투입해 3나노 팹 가동 속도전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에서는 대만 수준의 수율을 절대 맞출 수 없을 것"이라던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비관론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미국 애리조나 공장 가동 첫해부터 본국인 대만 팹(Fab·공장)과 대등한 수준의 제조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로즈 카스타나레스(Rose Castanares) TSMC 애리조나 법인장은 최근 현지 매체 애리조나 빅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2024년 생산을 시작한 첫 번째 로트(Lot)부터 품질, 수율(Yield), 신뢰성 모두 대만 '마더 팹(Mother Fab)'과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까다로운 공정 관리 탓에 미국 현지 인력으로는 초기 수율 확보에 실패할 것이라던 시장의 우려를 단번에 잠재우는 '기술적 승전보'다.
'수율 불가론' 깼다…"미국 인력, 대만 엔지니어와 동급"
TSMC의 애리조나 프로젝트(총 1650억 달러 규모)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 직접 투자(FDI)이자, 바이든 행정부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의 상징이다. 하지만 그동안 업계에서는 고학력 엔지니어를 갈아 넣는 식의 TSMC 특유의 제조 문화가 미국에서 통할지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장비를 아기(Baby)처럼"…TSMC식 '독한 문화' 미국에도 심었다
가장 주목할 대목은 '문화적 충돌'에 대한 언급이다. 그간 외신들은 TSMC의 상명하복식 군대 문화와 미국의 자유로운 노동 문화가 충돌해 공장 가동이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해 왔다.
하지만 카스타나레스 법인장은 현장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직원들은 24시간 돌아가는 첨단 장비를 마치 자신의 '아기(Baby)'처럼 다룬다"며 "문제가 해결되거나 다음 근무자에게 완벽하게 인계하기 전까진 퇴근하지 않는 주인의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TSMC가 대만 성공 신화의 핵심인 '고강도 몰입 노동' 문화를 미국 현지 채용 인력에게도 주입하는 데 성공했음을 시사한다. 그는 "베트남, 가나, 브라질 등 전 세계 인재가 모인 '멜팅 팟(Melting Pot)'에서 국적을 불문하고 TSMC의 핵심 가치인 '고객 신뢰'와 '무결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고객이 원한 건 'Made in USA'…3나노 팹까지 속전속결
현재 TSMC 애리조나는 1공장 가동에 이어, 최첨단 3나노(N3) 공정이 도입될 2공장과 지난 4월 착공한 3공장 건설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인력 또한 현재 3000명 수준에서 향후 엔지니어와 테크니션 각 50% 비율로 총 6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번 인터뷰는 단순한 현황 보고를 넘어, 경쟁사(삼성전자, 인텔)들을 향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TSMC가 미국에서도 '수율 초격차'를 증명해 냄에 따라, 향후 미국 내 파운드리 수주전에서 TSMC의 독주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