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넘어 스스로 행동하는 '에이전틱 AI' 진화…하이브리드 기술로 혁신
대만 서밋서 로드맵 공개…"음성·제스처가 키보드 대체하는 시대 올 것"
대만 서밋서 로드맵 공개…"음성·제스처가 키보드 대체하는 시대 올 것"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모바일·컴퓨팅 프로세서 시장을 선도하는 퀄컴(Qualcomm)이 인공지능(AI) PC 시장의 현주소를 '초기 단계'로 진단하고, 당장의 하드웨어 판매 경쟁보다는 기술에 대한 소비자 이해도를 높이는 '교육'과 '경험'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2년여간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생성형 AI(Generative AI)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시대로의 전환을 예고하며 PC 사용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4일(현지 시각) 디지타임스(DIGITIMES)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케다르 콘답(Kedar Kondap) 퀄컴 컴퓨팅 및 게이밍 부문 수석 부사장(SVP)은 2025년 말 대만에서 열린 '퀄컴 서밋' 기조연설 및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퀄컴의 PC 시장 전략과 기술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2023년에 이어 다시 한번 대만 현지 PC 생태계 파트너들과 회동한 퀄컴은 이번 행사를 통해 AI PC가 나아갈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콘답 수석 부사장은 지난 2~3년 동안 숨 가쁘게 전개되어 온 AI PC의 진화 과정을 회고하며, 시장의 관심사가 과거의 단순한 생성형 AI에서 현재는 '에이전틱 AI'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AI가 PC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단순히 판매량을 늘리는 추가적인 성장 동력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의 PC 사용 시나리오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혁신"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AI PC를 단순히 고성능 하드웨어의 관점이 아닌, 사용자 경험(UX)을 송두리째 바꾸는 플랫폼의 진화로 바라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업계 일각에서 기대하는 단 하나의 강력한 '킬러 앱(Killer App)'의 등장 가능성에 대해 콘답 부사장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AI의 영향력은 특정 애플리케이션에 국한되지 않고 포괄적이며, 사용자의 직업과 필요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건축가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같은 전문직 종사자들에게는 AI가 필수불가결한 생산성 도구로 자리 잡을 것이며, 과학 연구나 기업 운영 전반의 워크플로(Workflow)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2년 전과 달리 현재는 AI 모델 자체의 고도화와 이를 구동하는 칩셋의 성능 향상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비전으로만 존재했던 에이전틱 AI의 구현이 현실 가능한 단계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판매 수치보다 체험"…교육 마케팅 주력
콘답 부사장은 AI PC가 침체된 PC 시장의 구세주가 되어 판매량을 획기적으로 견인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AI 개발은 여전히 매우 초기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퀄컴이 현재 집중하고 있는 우선순위는 당장의 판매 수치 증대가 아니라, AI PC가 가져올 사회적 파급력을 이해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이는 퀄컴이 최근 전 세계 주요 리테일 매장에 대규모 체험존(Demo area)을 구축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배경과 맞닿아 있다. 대다수 소비자가 아직 AI PC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것이 자신의 업무와 일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콘답 부사장은 "정보 부족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AI PC 구매 시점을 놓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라며, 기술의 효용 가치를 알리는 '교육'과 '소통'이 현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임을 역설했다. 소비자가 기술의 가치를 체감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하드웨어 공급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퀄컴의 철학이 반영된 전략으로 해석된다.
클라우드+온디바이스…'하이브리드 AI' 대세론
기술적 측면에서 콘답 부사장이 제시한 핵심 키워드는 '하이브리드 AI(Hybrid AI)'다. 클라우드(Cloud)의 방대한 데이터 처리 능력과 기기 자체에서 구동되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의 즉각성을 고도로 통합한 형태가 향후 주류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자신의 대만 출장을 예로 들어 하이브리드 AI의 효용성을 설명했다. PC나 스마트폰에 "내 일정에 충돌이 있는지 확인하고, 호텔 예약 가능 여부와 항공권을 체크해 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기에 저장된 캘린더 정보(온디바이스 영역)와 실시간 호텔 및 항공권 정보(클라우드 영역)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 콘답 부사장은 이러한 하이브리드 처리 방식이 앞으로 매우 일상적인 사용 패턴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사용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획기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는 새로운 UI"…음성·제스처가 키보드 대체
퀄컴은 인터페이스의 진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콘답 부사장은 "AI는 새로운 UI(사용자 인터페이스)"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미래의 PC는 현재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상호작용 방식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재 대부분의 사용자가 키보드, 마우스, 터치패드, 터치스크린 등 물리적 입력 도구에 의존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음성 입력'이 새로운 표준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미 헤드셋이나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는 광범위한 음성 제어 기능이 탑재되고 있으며, PC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제스처 제어'와 같은 직관적인 입력 방식도 도입될 예정이다.
콘답 부사장은 "핵심적인 변화는 사용자가 단순한 명령을 내리는 단계를 넘어, 다양한 에이전틱 AI 프로그램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HCI) 방식이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시점이 도래했다는 것이다. 퀄컴은 이러한 새로운 인터페이스 모드를 지원하는 것을 넘어, 기기 내에서 작동하는 다양한 에이전트 AI 프로그램들이 서로 충돌 없이 원활하게 연동되고 조정(Coordinating)될 수 있도록 하는 운영 최적화 기술 개발을 향후 핵심 과제로 삼을 방침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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