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부채 확대 우려에 신용위험 지표 16년 만에 최고치...11개월 만에 최악의 일일 낙폭 기록
이미지 확대보기오라클 주가는 이날 거의 11% 급락하며,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부상으로 기술주가 급락한 지난 1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오라클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종목 중 가장 부진한 성적을 냈고, 나스닥 종합지수의 하락을 주도했다. 이날 급락으로 오라클 주가의 7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도 끊겼다.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로 잘 알려진 오라클은 최근 치열한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성과를 내 왔다. 오라클은 오픈AI 등과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체결하며 올해 초부터 ‘AI 수혜주’로 부상했고, 지난 9월에는 하루 만에 주가가 30% 넘게 폭등하기도 했다. 회사는 바이트댄스의 틱톡과 메타 플랫폼스 등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AI 데이터센터와 기타 장비에 대한 오라클의 지출이 급증했지만, 투자자들이 기대한 속도로 클라우드 매출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라클은 앞서 지난 9월 발표에서 올해 회계연도 자본적 지출(CapEx)이 3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회사는 이어 전날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5월 종료되는 회계연도에 자본적 지출이 9월 전망치보다 150억 달러 늘어난 약 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해트필드 최고경영자(CEO)는 “오라클은 AI 약세 시나리오의 대표 사례와 같다”며 “회사가 실적 발표 후 AI 인프라 지출 확대 계획을 밝히며, 과도한 자본지출에 대한 기존 우려를 스스로 확인시킨 셈”이라고 말했다.
오라클이 향후 막대한 투자 약속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
클레이 마고이르크 오라클 CEO는 애널리스트들에게 "고객사가 자체 칩을 오라클이 임차한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수도 있고, 오라클이 직접 장비를 구매하는 대신 외부 업체로부터 컴퓨팅 용량을 임차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도 있다"며 필요한 자금 규모를 정확히 산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1000억 달러 이상이 필요하다는 시장의 추정에 대해 반박하면서 “그보다는 적거나, 상당히 적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포커스 파트너스 웰스의 리처드 스타인버그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 사이에 어느 정도의 건전한 의심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제는 엔비디아 같은 화려한 종목을 잠시 쉬게 하고, 나머지 종목이 따라붙을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포브스는 회사 지분의 약 40%를 보유한 세계 최고 부호 중 한 명인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이 주가 급락으로 하루 만에 약 340억 달러에 이르는 자산 평가손실을 입었다고 추정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