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기술 5세대 전투기 20대 선발주, 인니 48대 구매로 '규모의 경제' 확보
美 엔진 승인 거부와 자체 엔진 개발 2027년 착수 등 기술적 난제는 여전
美 엔진 승인 거부와 자체 엔진 개발 2027년 착수 등 기술적 난제는 여전
이미지 확대보기폴란드 국방 전문 매체 디펜스24(Defence24)의 11일(현지시각) 보도를 분석한 결과, 튀르키예 국영 항공우주산업(TAI)은 자국 공군으로부터 칸 '블록 10' 버전 20대에 대한 첫 양산 주문을 받았다. 이번 계약은 단순한 무기 조달을 넘어, 미국 주도의 스텔스기 시장에서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안카라 정부의 강한 의지가 투영된 결과다.
이번 보도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인도네시아의 행보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봄, 튀르키예 측에 칸 48대를 발주했다. 이는 KF-21 개발 분담금 미납 문제로 한국과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라 국내 방산업계에 주는 충격이 크다. 인도네시아의 선택은 개발 초기 단계인 기체에 48대라는 대규모 물량을 투입하며 사실상 튀르키예의 '규모의 경제' 형성을 도왔다.
이미지 확대보기하지만 양산 계약 체결이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칸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은 '심장'에 해당하는 엔진이다.
미국은 칸의 시제기에 탑재할 엔진 공급 승인을 거부하고 있다. 현재 시제기는 미국산 엔진을 사용하지만, 양산형에 탑재할 독자 엔진 'TF35000'은 이제 막 설계 단계에 있다. 튀르키예는 오는 2027년에야 엔진 시제품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엔진 개발의 난도를 고려할 때 실제 전력화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무인기 분야에서 증명된 튀르키예의 기술력은 인정받으나, 유인 5세대 전투기에 필수적인 정밀 부품과 체계 통합을 서방 조력 없이 완수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튀르키예 칸의 부상이 KF-21에 위협인 동시에 기회라고 진단한다. 칸이 엔진 문제와 기술적 불확실성으로 주춤하는 사이, 한국은 KF-21의 안정적인 양산 궤도 진입과 성능 개량형(블록 2) 개발 속도를 높여 시장 점유율을 선점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시아와 중동 시장에서 튀르키예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우리는 부품 국산화율을 높여 가격을 낮추고, 인도네시아와의 분담금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파트너십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라고 강조했다. 향후 5년 내 글로벌 전투기 시장의 승자는 '누가 더 빨리 안정적인 엔진을 확보하고 양산 단가를 맞추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독자 기술 자립을 선언한 튀르키예의 도전이 우리 방위산업에 던지는 경고음은 가볍지 않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