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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전투기 12대 사업, 왜 우크라이나가 촉각 세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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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전투기 12대 사업, 왜 우크라이나가 촉각 세우나

FA-50·F-16·그리펜·M-346 4파전…그리펜 선택 시 우크라 150대 계획에 공급 압박
"마약 카르텔 대응엔 FA-50·M-346이 현실적"…최종 결정은 결국 미국 정치 변수
멕시코 공군이 운용 중인 F-5 전투기. 1980년대 초반 도입된 이 기체를 대체하기 위해 멕시코는 2028년까지 4세대 이상 전투기 12대 도입을 추진 중이다. 사진=디펜스 익스프레스이미지 확대보기
멕시코 공군이 운용 중인 F-5 전투기. 1980년대 초반 도입된 이 기체를 대체하기 위해 멕시코는 2028년까지 4세대 이상 전투기 12대 도입을 추진 중이다. 사진=디펜스 익스프레스

멕시코가 40년 넘게 운용해온 F-5E/F 타이거Ⅱ 노후 전투기 교체 사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4개 기종 간 수주 경쟁이 형성됐다. 이 사업이 단순 중남미 방산 계약을 넘어 우크라이나 공군 재건 구상과 글로벌 전투기 공급망에도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11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Defense Express)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공군 사령관 로만 카르모나 란다(Román Carmona Landa)는 군사전문지 제인스(Janes) 인터뷰에서 2028년까지 최신 4세대 이상(4+세대) 전투기 12대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공식 확인했다. 현재 후보 기종으로는 미국 록히드마틴의 F-16 파이팅 팰컨, 스웨덴 사브의 JAS 39 그리펜, 그리고 상대적으로 저비용 대안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과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의 M-346이 거론되고 있다.

멕시코 공군은 현재 단 5대의 F-5만을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것이 전투기 전력의 전부다.

FA-50·M-346이 현실적 선택…대당 가격 차이가 핵심 변수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멕시코의 실질적 안보 환경을 고려하면 FA-50이나 M-346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멕시코 군의 운용 수요는 중국이나 러시아를 상대하는 고강도 공중전보다 중무장 범죄 집단에 대한 대반군·마약 카르텔 대응 작전 비중이 훨씬 높다. 다만 카르모나 란다 사령관이 미래 항공기에 공대공 전투 능력도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점은 에어버스 EMB 314 슈퍼 투카노 같은 터보프롭 항공기를 후보에서 사실상 배제하는 요인이 됐다.

비용 격차도 크다. 말레이시아는 2023년 FA-50 18대를 약 9억 2000만 달러(대당 약 5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호주는 올해 M-346 12대를 지원 체계 포함 약 15억 유로(대당 약 8000만 유로)에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펜 E/F나 최신형 F-16은 이보다 현저히 비싸다. 이처럼 도입 비용이 핵심 선정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은 멕시코의 상황에서 FA-50과 M-346의 경쟁력이 두드러진다. 심지어 슈퍼 투카노를 국내 생산하는 브라질조차 노후 A-4와 AMX 항공기 교체 후보로 M-346을 검토하고 있다고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촉각 세우는 이유…그리펜 공급망·F414 엔진 병목 우려


이 사업이 우크라이나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리펜 때문이다. 키이우는 현재 향후 100~150대 규모의 그리펜 확보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멕시코까지 그리펜을 선택할 경우 사브(Saab)의 생산 능력과 더 광범위한 공급업체 네트워크에 압박이 가중되고, 납품 일정이 연장되며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엔진 문제는 더 구체적이다. 그리펜 E/F에는 GE 에어로스페이스(GE Aerospace)의 F414 엔진이 탑재된다. 이 엔진은 차세대 전투기·함재기·일부 무인기 사업까지 겹치며 글로벌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이어서 멕시코와 우크라이나가 동시에 그리펜 확보에 나설 경우 공급 병목이 현실화될 수 있다.

"결국 미국이 결정한다"…페루 F-16 선택의 전례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운용 요구와 재정 논리만으로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멕시코는 미국 안보 체계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며, 워싱턴은 북미 지역에서 경쟁자들이 입지를 강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최근 페루 전투기 경쟁에서 미국이 F-16 판매를 위해 얼마나 공격적으로 움직였는지가 그 실례다.

올해 초 에어버스의 C-390 밀레니엄이 멕시코에서 록히드마틴 C-130J 슈퍼 허큘리스에 밀리는 양상을 보인 것도 유사한 맥락이다. 이런 이유로 멕시코가 스웨덴 그리펜을 최종 선택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 디펜스 익스프레스의 평가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