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미 성장 우려에 증시 하방 압력 강화...BofA "내년 초까지 공격적 포트폴리오 재편 삼가야"

글로벌이코노믹

미 성장 우려에 증시 하방 압력 강화...BofA "내년 초까지 공격적 포트폴리오 재편 삼가야"

미국 경기 회복 기대감이 16일(현지시각) 부진한 고용·소매매출 통계로 크게 후퇴한 가운데 연말 랠리 전망도 약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경기 회복 기대감이 16일(현지시각) 부진한 고용·소매매출 통계로 크게 후퇴한 가운데 연말 랠리 전망도 약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욕 주식 시장 연말 랠리 기대감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노동부가 16일(현지시각) 발표한 10월과 11월 고용동향, 상무부가 공개한 10월 소매매출이 모두 부진하면서 미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테마에 거품이 끼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압박하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강하던 주식 시장이 한동안 미 경제 성장 기대감에 따른 경기순환주 중심의 상승 흐름을 보였지만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게 됐다.

성장 둔화

이날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공개한 미국의 10월, 11월 고용동향은 저조했다.

10월 1일 시작해 11월 12일까지 43일 동안 지속하며 미 역사상 가장 길었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중단)으로 인해 누락됐던 10월 고용지표가 이날 뒤늦게 공개된 가운데 성적표는 초라했다.

셧다운 충격까지 더해지면 10월 신규 고용은 10만5000명 감소했고, 11월에는 6만4000명 증가했다. 11월 고용 증가폭은 시장 예상치 4만5000명보다 컸다.

실업률은 11월 4.6%로 예상치 4.4%를 웃돌면서 2021년 9월 이후 4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네이비 페더럴 크레디트 유니온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미 경제는 일자리 경기 침체에 있다”고 표현할 정도로 시장의 전반적인 노동시장 평가는 나빴다. 지난 6개월 간 일자리 순증가 규모는 10만명에 불과했다.
고용 둔화 속에 소비자들도 서서히 지갑을 닫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무부에 따르면 미 10월 소매매출은 9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 기간 관세로 물가가 오른 점을 감안하면 실질 소비는 명목 소매매출보다 훨씬 낮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적했듯 미 경제가 고소득층 가구의 소비 증가 속에 중산층과 저소득층은 씀씀이를 줄이는 양극화, 이른바 K자 형태의 경제 상황을 마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용 경기 침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진한 노동 시장과 달리 소비자 경기 침체는 아직 예상되지 않는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소비자 경기 침체로까지 가지는 않겠지만 당분한 임의소비재를 중심으로 소매 판매가 둔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소비가 아직은 탄력적이라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금리 인하 자극 못 해


고용이 둔화하고 있음이 뚜렷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고공 행진하는 가운데 미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는 둔화 조짐 속에서도 아직은 탄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하를 재촉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고용, 소매매출 통계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연준의 내년 1월 금리 인하 확률을 이전과 같은 24.4%로 평가했다.

연착륙 기대에서 성장 우려로


골드만삭스는 이날 분석 보고서에서 고용 둔화 속에 소비 둔화 조짐까지 나타남에 따라 시장 무게 중심이 연착륙에서 성장 우려로 이동할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은 최근 경기순환주가 주도주로 부상하면서 순환매매 전망이 강화됐지만 이번 경제지표로 이 흐름도 꺾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골드만은 경기순환주로 순환매는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라면서 오늘 고용과 소비지표는 바닥보다는 추가 하락을 예고하고 있어 경기순환주가 매력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하 전망이 높아지지 않은 점은 기술주에 부담이다.

모건스탠리는 경기순환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순환매는 시기상조이고, 이 와중에 기술주는 리더십이 약화하고 있어 시장이 당분간 소강 상태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AI 혁명은 장기적인 것으로 단기적인 경제 둔화가 기술주의 강력한 실적 모멘텀을 상쇄할 것으로 우려했다.

모건스탠리는 특히 반도체, 하드웨어 기술주 단기 전망을 낮췄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는 증시 전체의 유동성이 위축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내년 초까지 자금 회수에 집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BofA는 다음 금리 인하가 확실해질 때까지는 공격적인 포트폴리오 재편을 보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