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전쟁 2.0, 기업에 '충격과 적응'의 한 해...부산 회담으로 '전술적 휴전' 돌입

2025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과 함께 격화된 무역 전쟁 2.0으로 인해 전 세계 무역이 재편되고 기업들이 혼란과 동시에 회복력을 시험받은 한 해였다.

트럼프의 '상호 관세' 위협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보복으로 인해 양국 관계는 격랑에 휩싸였으나, 연말 부산 정상회담에서 임시 합의에 도달하며 '불안정한 휴전' 상태로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되었다고 17(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월 백악관에 복귀한 후, 4월에 사실상 금수 조치에 가까운 세 자릿수 관세를 발표하며 세계 무역을 뒤흔들었다. 이에 대응하여 중국은 칩과 희토류를 겨냥한 수출 통제 등 보복 조치를 내세워 글로벌 시장의 침체를 촉발했다.

국제 무역 고문 더그 배리는 2025년은 예측 불가능했고, "터무니없는 관세, 면제 제한, 엄격한 허가 요건, 그리고 중국의 보복에 맞서 싸우면서 야간 발한이 더 일상적이었다"며 고통이 산업 전반에 걸쳐 널리 퍼졌음을 강조했다.
다섯 차례의 고위급 무역 협상과 시진핑-트럼프 정상회담이 10월 말 예정되면서 관세 인상은 중단되었다. 양측은 우크라이나 문제 협력 등을 포함한 임시 합의에 도달하며 긴장 완화에 기여했다.


베이징 인민대학교의 자오시쥔 교수는 "무역 전쟁 2.0에서 지금까지 중국과 미국은 막상막하에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무역 전쟁 1.0 이후 준비해왔으며, 희토류 분야에서 축적한 영향력으로 인해 미국이 중국을 신속히 타협시키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중국 무역은 미국 관세 변동에도 불구하고 신규 시장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계속 성장했다. 2025년 첫 11개월 동안 무역 흑자는 역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했으며, 골드만삭스는 향후 몇 년간 이 수치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닝보시의 사례처럼, 중국 수출업체들은 동남아시아, 중동, 일대일로 국가들과의 무역을 두 자릿수로 성장시키며 다각화를 추구했고, 이들 지역으로의 선적량이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닝보의 차오위 부국장은 "우리는 트럼프의 놀라움에 더 익숙해졌다"며, 이제 '공황 임계치'가 훨씬 높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기업들은 중국의 광범위하고 복잡한 공급망, 특히 희토류 공급망 때문에 다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희토류는 소비자 전자제품, 전기차, 방위산업 등 첨단 제품에 필수적이다.

모건 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희토류 매장량의 49%, 광산 생산량의 69%, 정제 생산량의 88%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 자석 공급의 90%를 통제하고 있다.

희토류 수입업체 폴라리스 레어어스 머티리얼리티즈의 경영진은 중국 외부에서 공급을 확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며 막대한 비용 상승을 수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스코(Misco)의 CEO 댄 디거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공급업체를 두고 헤지해야 한다"면서도, 대부분의 원자재를 여전히 중국에서 공급받고 있다는 현실을 인정했다.


트럼프는 무역 전쟁을 미국의 무역 불균형 해소로 정당화했지만, 2025년 첫 9개월 동안 미국의 상품 및 서비스 적자는 오히려 2024년 대비 17.2% 증가하며 적자를 되돌리지 못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의 해빙이 긍정적이지만, 첨단 칩과 칩 제조 장비를 둘러싼 기술 경쟁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베이징은 희토류 통제 완화에 신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베칼 테크놀로지 분석가들은 "근본적인 문제는 트럼프-시진핑 정치 합의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미중 간의 기술적·지정학적 경쟁을 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 전쟁 이전으로의 복귀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양국 관계의 근본적인 적대적 성격은 여전히 남아있어, 이번 휴전이 지속 가능한 평화가 아닌 일시적인 전술적 잠시 정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