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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中 자동차 제조사 '생존 전략', 내수 위기 넘어 해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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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동차 제조사 '생존 전략', 내수 위기 넘어 해외로

中 내수 시장 포화로 수익성 악화... 2025년 매출 3~5% 감소 전망, 비야디·체리 등 해외 기지 구축 가속
내수 가격 전쟁 종식 위해 당국 '원가 이하 판매' 금지령... 멕시코 50% 관세 등 '현지 생산'이 해법
중국 수출용 차량들은 2024년 1월 10일 산둥성 옌타이 항구의 터미널에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수출용 차량들은 2024년 1월 10일 산둥성 옌타이 항구의 터미널에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이 내수 포화와 소비 위축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025년 중국 자동차 시장 매출은 2022년 이후 처음으로 3~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침체와 고용 불안으로 지갑을 닫은 소비자들을 달래기 위해 베이징이 수십조 원 규모의 보조금(폐차 지원책)을 쏟아부었지만, 재정 고갈과 전기차 신규 세금 도입으로 내년 전망은 더욱 어두운 상황이다.

내수 '가격 전쟁'의 상흔과 당국의 개입


지난 3년간 이어진 극한의 가격 전쟁은 자동차 공급망 전체의 수익성을 갉아먹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지난주 '원가 이하 차량 판매'를 단속하는 규제안을 발표하며 출혈 경쟁 제동에 나섰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조차 내수 판매 감소로 최근 두 분기 연속 이익 성장이 둔화되었다. 공급업체 대금 지급 지연 및 과도한 할인 관행에 대한 당국의 조사가 이어지며 주가는 지난 5월 고점 대비 급락했다.

베이징은 '비합리적 경쟁'을 막기 위해 가격 책정 자율성을 존중하되 원가 기반의 가격 설정을 요구하는 등 시장 정화에 나섰으나,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해외로 눈 돌린 제조사들: "수출이 답이다"


내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중국 자동차사들은 해외 시장으로 급격히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해외에서는 내수보다 두 배 이상의 가격으로 차량을 판매할 수 있어 수익성 개선의 핵심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BYD는 올해 11월까지 해외에서 90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전년 대비 150% 성장을 기록했다. 2003년 이후 수출 1위를 지켜온 체리(Chery)자동차를 턱밑까지 추격 중이다.

BYD는 장기 차입금을 한 분기 만에 55억 위안에서 610억 위안으로 대폭 늘리며 글로벌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한 실탄을 마련했다.
체리자동차는 바르셀로나에서 현지 업체와 합작하여 2025년부터 전기차 생산을 시작하며, 독일 내 추가 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다.

스텔란티스-리프모터는 폴란드에서 이미 생산 중인 T03 모델에 이어, 2026년에는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에서 더 대규모의 전기차 생산이 계획되어 있다.

관세 장벽 넘기 위한 '현지화' 전략


미국, 유럽에 이어 주요 수출국인 멕시코까지 최근 중국산 제품에 대해 50%의 고율 관세를 승인하는 등 보호무역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중국 기업들은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Localization)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현지 생산은 관세를 회피할 뿐만 아니라 해당 시장에서 장기적인 브랜드 신뢰를 쌓는 데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중국 자동차사들이 과거 내수 시장에서 범했던 '파괴적인 가격 경쟁'을 해외에서 되풀이하지 않도록 각국 규제 당국이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