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뿐인 스마트 팩토리는 끝...데이터 기반 '폐쇄 루프'가 수율·비용 잡는다
한화·삼성도 뛰어든 '자율 제조'...예측 정비로 비용 30% 절감 효과 입증
한화·삼성도 뛰어든 '자율 제조'...예측 정비로 비용 30% 절감 효과 입증
이미지 확대보기하지만 2025년 현재, PCB 조립(PCBA) 현장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거창한 개념이 아닌, 수율(Yield)과 신뢰성, 공급망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실질적인 '생존 전략'으로 전환했다. PCB 조립은 부품이 없는 빈 인쇄 회로 기판(Bare PCB) 위에 저항, 콘덴서, IC(집적 회로) 등 각종 전자 부품을 실장하고 납땜하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완성된 회로 기판을 만드는 과정 또는 그 결과물을 말한다.
IT 전문 매체 EETIMS는 지난 17일(현지시각) '2025년 이후 PCB 조립에서 인더스트리 4.0이 갖는 의미'를 조명하며, 제조 현장이 데이터 기반의 초연결 환경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개념에서 '데이터 기반 생산'으로... 실시간 감시가 불량 잡는다
현대 PCB 조립 라인은 기계 지능과 품질 관리 시스템, 통합 운영 체계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자동차 전장(전기장치)과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 요구하는 짧은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과 정밀한 공차 기준은 인더스트리 4.0 도입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만들었다.
프라이어리티 소프트웨어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50%가 여전히 제조 현장에 대한 완전한 실시간 가시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제조사가 연결된 생산 시스템을 도입했을 때 얻을 기회가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2025년의 가장 뚜렷한 추세는 조립 공정 전반에 걸친 '실시간 모니터링'이다. 과거 픽앤플레이스(Pick-and-place·부품 장착기), 자동광학검사(AOI), 리플로우 오븐(납땜 용해 장비) 등은 개별적으로 작동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들 장비가 중앙 대시보드로 성능 데이터를 끊임없이 전송한다.
엔지니어는 이 데이터를 통해 수율에 타격을 주기 전에 미세한 편차를 감지한다. 예컨대 부품 배치 좌표의 미세한 오차나 리플로우 온도의 변화가 감지되면 즉시 경보가 울려 불량이 후속 공정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는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실시간 모니터링을 도입한 제조사가 불량률을 크게 낮추고 제조 공정에 투입된 원자재가 재작업이나 수리 없이 단 한 번만에 통과되어 결함 없는 완제품이 된 비율(초도 수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분석했다.
"고장 나면 고친다"는 옛말... 예측 정비로 비용 30% 절감
정해진 일정에 따라 기계를 점검하던 관행도 사라지고 있다. 대신 과거 생산 데이터를 학습한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 모델을 활용한 '예측 정비'가 대세다. 장비의 실제 작동 상태를 기반으로 정비 시점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는 예기치 않은 가동 중단(Downtime)을 줄이고 생산 일정을 안정화하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한다.
작업 지시서의 디지털 전환도 빨라지고 있다. 종이 문서 대신 버전이 관리되는 디지털 작업 지시서가 엔지니어링 변경 사항을 작업자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와이파이탤런츠(WiFiTalents)의 보고서는 제조업체의 58%가 이미 인더스트리 4.0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디지털 지시서가 PCB 조립의 표준 도구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인간 대체 아닌 '증강'... 미래는 '폐쇄 루프(Closed-loop)' 제조
자동화가 핵심이지만, 2025년의 강조점은 인간의 '대체'가 아닌 '증강(Augmenting)'에 있다. 숙련된 엔지니어는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신제품 도입(NPI) 주기를 단축하고, 제조 적합성 설계를 검증하며 시제품을 효율적으로 개선한다.
나아가 PCB 조립의 미래는 '폐쇄 루프 제조(Closed-loop manufacturing)'에 있다. 이는 검사와 분석, 기계 제어가 완전히 통합된 형태다. AOI 장비가 검사 결과를 분석해 앞단의 부품 장착기(Mounter)에 위치 보정 명령을 자동으로 내리는 식이다. 리플로우 오븐은 기판의 밀도와 열 부하에 따라 온도를 스스로 최적화하고, 테스트 장비는 이전 생산 성능에 맞춰 검사 범위를 동적으로 조절한다.
리서치앤마켓은 이러한 기술적 진보가 대량 생산에서도 전례 없는 수준의 반복 정밀도와 일관성을 보장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곧 짧은 납기와 향상된 신뢰성으로 이어진다.
2025년까지 공장 제어 시스템의 60%가 IoT로 연결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인더스트리 4.0은 더 이상 개념적 틀이 아니다. 제품의 복잡성이 높아지고 시장의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연결된 데이터 기반 운영을 채택한 기업만이 고객에게 확실한 결과물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기업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한화정밀기계는 자사 통합 소프트웨어 'T-솔루션(T-Solution)'을 통해 검사기(SPI)의 데이터를 칩마운터가 실시간으로 받아 위치 오차를 스스로 보정하는 M2M(기계 간 통신) 기반 폐쇄 루프 시스템을 상용화했다. 삼성전기 역시 부산사업장을 중심으로 AI가 제조 공정의 미세한 변수를 감지해 설비를 자동 제어하는 '자율 제조' 단계로 진입했다. 글로벌 제조 트렌드가 '자동화'에서 '지능화'로 넘어가는 지금, 이들 기업의 기술 고도화는 한국 전자 제조 산업의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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