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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메르세데스-벤츠, 美 주정부들과 디젤게이트 합의…1억4960만달러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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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메르세데스-벤츠, 美 주정부들과 디젤게이트 합의…1억4960만달러 배상

미국 뉴욕주 코피아그의 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 매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주 코피아그의 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 매장. 사진=로이터

독일 완성차 제조업체 메르세데스-벤츠가 미국 주정부들과 디젤 배출가스 조작 의혹과 관련한 소송을 마무리하기 위해 총 1억4960만 달러(약 2215억5760만 원) 규모의 합의를 맺었다.

2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미국 48개 주와 푸에르토리코, 워싱턴DC와의 합의를 통해 이른바 ‘디젤게이트’로 불린 배출가스 조작 관련 법적 분쟁을 종결하기로 했다. 이같은 사실은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이 공개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메르세데스-벤츠는 총 1억4960만달러를 지급하고 배출가스 관련 수리를 받은 차량의 소유주와 리스 이용자에게 차량 1대당 2000달러(약 296만2000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측은 이번 합의가 미국 내 디젤게이트 관련 법적 문제를 사실상 마무리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주정부들은 메르세데스-벤츠가 디젤 차량에 불법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정부 시험 과정에서는 배출가스를 낮춘 것처럼 보이게 했지만 실제 주행 환경에서는 법적 기준의 최대 30~40배에 달하는 오염물질을 배출했다고 주장했다.

◇ “실적 영향은 없다”…합의금 일부는 조건부 유예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합의가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대변인은 “전체 합의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충분한 충당금을 이미 설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에는 2023년 8월 기준으로 수리되지 않았거나 도로에서 완전히 퇴출되지 않은 미국 내 디젤 차량 약 3만9565대가 포함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들 차량에 대해 승인된 배출가스 개선 소프트웨어 설치 비용을 부담하고 소비자에게 보증 기간 연장과 함께 2000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합의 조건에 따라 메르세데스-벤츠는 즉시 1억2000만 달러(약 1777억2000만 원)를 주정부에 납부해야 한다. 나머지 2960만 달러(약 438억3760만 원)는 조건부로 유예되며 회사가 차량을 수리하거나 매입, 시장에서 퇴출할 때마다 차량 1대당 750달러(약 111만 원)씩 감액된다.

◇ 폭스바겐발 디젤게이트 여진 계속


이번 사안은 2015년 9월 폭스바겐에서 처음 드러난 디젤 배출가스 조작 사건 이후 이어진 대규모 후속 소송의 연장선이다.

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시험을 속이기 위해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사실을 인정했고 전 세계적으로 약 1100만대 차량이 관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으로 폭스바겐은 지금까지 200억 달러(약 29조6200억 원)가 넘는 벌금과 합의금을 부담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2020년 미국 연방정부 및 소비자들과의 합의를 통해 디젤 배출가스 조작 혐의와 관련해 22억 달러(약 3조2582억 원)를 지급한 바 있다.

주정부들은 폭스바겐 사태 이후 메르세데스-벤츠에 대해서도 별도 조사를 진행해 왔으며 이번 합의로 미국 내 주정부 차원의 법적 절차는 일단락될 전망이다.

다만 메르세데스-벤츠는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추가 집단소송에 직면해 있다. 영국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포드, 닛산, 르노 등과 함께 대규모 소비자 소송의 피고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